다리 5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철마_20191220

동곡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낙동강을 따라 달리는 도로는 고속도로 버금가는 매끈한 도로였다. 이정표엔 왜관이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인 데다 저녁에 여주까지 가는 일정상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했던 만큼 방문 예정이 없었던 왜관을 오늘 아니면 언제 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온 김에 생각이 닿는 대로 움직이는 것도 괜춘한 여가 활용 아니겠어. 왜관을 왔던 게 언제였던가? 대략 30년 전 병아리 같던 학창 시절에 친구들과 동해 바다로 여름 피서를 떠났다 일행 중 한 명이 왜관에 있는 할머니 댁에 방문하자고 해서 꼬불한 도로를 따라 덜컹이는 완행 버스를 타고 방문했던 어렴풋한 기억이 있다. 당시 왜관 모습은 기억이 거의 없지만 친구 할머니 댁에 방문해서 굶주린 허기를 채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칼끝 벼랑에 서다, 하늘벽 구름다리_20190217

전망대에 텐트를 쳐 놓고 크게 음악을 틀어 놓은 채 불륜 행각을 벌이던 사람들의 이기심에 기분이 '드그브자!'였지만 내 아까운 시간을 마냥 희생시킬 수 없어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하늘벽 구름다리로 출발한다. 전망대에서 비집고 들어가 겨우 건진 사진을 확대해 보면 구름다리가 어렴풋이 보인다.물론 처음엔 저게 구름다리라고 생각도 못했고, 눈에 들어 오지도 않았다.또한 사진엔 없지만 이정표 상에 전망대 0.1km가 하늘벽 구름다리 0.9km를 조금만 지나 전망대 바로 앞과 구름다리로 갈라지는 갈림길 이정표 상에는 구름다리가 0.5km 남았단다.실제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그리고 이정표 수치를 봐도 안맞다.이 날 구름다리를 가며 사진을 찍는 도중 거기 가겠다고 어느 정도 가야 되는 건지 묻는 분이 계셔 0...

신선이 노니는 다리_20180909

선유교라 하여 낙동강 상류에 절경을 끼고 있던 다리를 지나치기만 하다 처음 건너 보게 되었다.이미 최상류 지역인 석포에 제련소가 있어 그리 맑은 자태는 없지만 여름이면 레프팅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조금만 하류 방면으로 내려가면 청량산과 안동 도산면에 인접해 있는 곳이다. 강이 만들어 놓은 절경은 태백에서 발원하여 구문소라는 특이한 작품을 만들어 놓은 만큼 실력은 정평이 나 있어 충분히 짐작은 할 수 있다.물살은 유연하고 유속은 그리 빠르지 않지만 굽이치는 곳마다 바위산을 도려 내어 산이 감추고 있는 태초의 속살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굽이치는 강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적절한 위치에 선유교가 있어 흔들바위 만큼의 스릴보다 편안하게 절경을 감상하는 용도에 가깝다. 봉화가 그리 알려져 있지 않..

겨울도 쉬어가는 조령_20171209

역사적인 날이었다.바로 아끼던 렌즈를 박살냈던 날.아쉽게도 티워니로 찍은 사진은 맥북 수리때 백업 부재로 날아가 버린 불상사.근데 가슴에 남은 기억은 좋았어. 통나무 집을 나와 며칠 전 내린 눈이 추위로 얼어 붙어 고스란히 쌓여 있는 문경 새재 길로 출발했다.가던 길에 데크가 있네? 차에서 스피커를 챙겨 연신 이어지는 오르막길로 가다 보면 통나무집이 보인다.적당한 거리를 두고 띄엄띄엄 자리 잡은 통나무집은 안에서 여간 떠들어도 다른 곳에 전달이 되지 않고 흩어져 버려 음악을 크게 듣기 좋다. 늘 다니던 큰 길을 버리고 통나무집들이 있는 작은 길로 계속 진행하다 보면 큰 길과 만나는 길이 있다. 아마도 휴양림에 식수로 사용하는 댐이 아닌가 싶다.담수된 곳은 철조망으로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사방댐 앞 작은..

집으로 출발하는 길목_20171201

3일의 일정 마지막 날이라 모든 짐을 챙겨 집으로 돌아간다.역시나 망우당공원을 지나 동촌 지하철역을 거쳐 동대구역에서 상행 열차를 타면 끝이지. 밤에 지나면서 얼핏 보면 사람이 없는 어둑한 공원에 포졸들한테 하이라이트가 비춰져 있어 개거품 물 수 있을 만큼 무서울 때가 있다.낮에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영남제일관은 언제나 이렇게 썰렁하다. 어차피 시간도 넉넉해서 영남제일관 위에 올라 사방을 훑어 봤다.관의 정면은 시원스레 뚫린 아양교가 뻗어있고, 그 위로 차들이 시원하게 질주한다.금호강이 발치에 있지만 역시나 이른 추위로 넓은 고수 부지는 텅 비었다. 망우당공원에서 가장 운치 있는 벤치는 방과 달리 낮엔 그저 전망 좋은 곳에 불과하다.역시나 가로등의 역할도 무시 못하겠구만. 벤치에 잠시 앉아 멀리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