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67

양떼 목장_20150928

연휴가 지날 수록 더 몸이 찌뿌둥하고 피곤해진다.회사에 생활 리듬이 맞춰져 있다 보니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아무리 잠을 많이 잔 들 눈꺼풀은 천근만근이다.지칠만큼 자고 일어나 보니 정신이 밍숭맹숭한데 그나마 화단에 활짝 핀 사랑초를 보니 잠이 좀 달아 나는 거 같다. 화사하고 아릿다운 꽃의 정기를 받아 맹한 정신머리를 박차고 일어나 다른 가족들과 같이 집에서 가까운 카페로 납시어 감미로운 카페인 한잔을 들이 마시자 일상이 새롭게 보이니 가을 정취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 중 하나가 온통 하늘을 뒤덮은 양떼구름의 대규모 행렬.드높고 푸른 하늘을 마음껏 활개하는데 장관이 따로 없다.높은 상공에서 바라 보는 대관령 양떼 목장 같기도 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에 떠다니는 해파리떼 같기도 하다. 다음 ..

일상_20150809

노을 감상을 좋아하는데 2년 전(노을-2013년 10월 7일) 초가을 넘무넘무 화려하게 온 하늘을 뒤덮었던 노을 이후 제대로 된 꼬락서니를 못봐서 늘 아쉽기만 했다. 모처럼 화사하게 피어나는가 싶더니 좀 많이 약했던 노을이지만 그래도 만족해야지. 마치 목성의 오렌지색 띠처럼 보인다.모든 사진은 무보정인데 왠지 어설프게 손 댔다간 색감이 퍼지거나 제대로 망칠 거 같다. 위 사진과 이 사진의 중간이 딱 좋았을 거 같았는데 제대로 그 삘을 포착한 사진은 없구나. 아파트에 노을의 빛깔이 번져서 덩달아 같이 타 들어가고 있다.

After the rain

휴일에 내리는 비를 맞기 위해 가끔 우산 없이 모자와 레인자켓에 의지하며 거닐 때가 있다.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가서?예끼! 휴일인데 그 정도는 낭만(?) 아닌가--;;; 허나 이날 만큼은 장난 아니었다.빗줄기가 월매나 굵은지 그 분위기에 압도당해 버린데다 가방에 넣어둔 카메라며 아이폰까지 신경이 뻗히자 서둘러 종종 들리던 카페 테라스에 냉큼 들어가 비를 피했고 커피 한 사발에 한 숨 돌리던 찰나 번개까지 빠직!!!+_+다행히 카메라와 아이폰엔 전혀 지장 없었으니 비가 가느러지길 기다려야제잉 멀찍이 거리를 두자 내리는 비가 다시 낭만으로 보인다--;시간이 비교적 깊어질 무렵의 오후라 곧 해도 떨어질 거고 내 뱃속도 공허해 질 터인데 아니나 다를까 점점 어두워 오던 찰나, 벨소리에 전화를 받아 보니 무지개 ..

8월2일 저녁 무지개

장마땐 비 구경하기 힘들더니 요즘 들어 일기 예보를 비웃듯 수시로 비가 내린다.그러다 저녁 퇴근길에 비가 그치고 흐린 하늘이 걷히기를 며칠 동안 기가 막힐 정도로 정확하다.퇴근 길에 맑아지는 날씨와 더불어 이렇게 무지개까지 반긴다면 기분이 묘할 만큼 짜릿하고 설렌다. 서쪽 하늘은 여전히 타들어 간다. 땅거미가 질 무렵 이렇게 거대한 한 덩어리 구름이 하늘을 느리게 흘러간다.영화 인디펜던스 데이에서 처럼 우주 기행 물체가 유영하는 장면 같기도 한게 구름과 하늘의 색상이 육안으로도 확연히 구분되니까.

8월1일 저녁 그리고 노을

하루 종일 흐리면서 간간히 빗방울을 떨구던 하늘이 퇴근길엔 구름이 걷히기 시작하면서 청명한 하늘의 민낯을 보이기 시작했다. 서쪽 하늘에 남은 구름이 태양을 가리고 있지만 곧 그들마저 서둘러 갈 길을 가버린다. 구름의 행렬이 이어지는 곳. 이내 태양이 하루가 질 무렵 얼굴을 내민다. 허나 찰나의 꿈처럼 서산으로 기울어 버린다. 이글거리는 구름들 속에 마치 이무기가 승천하듯 짙은 구름 한 줄기가 하늘로 솟구친다.산봉우리로 지는 일몰도 아름답지만 쉽게 볼 수 없는, 기약 없는 형태의 구름도 노을과 함께 이채로움을 뽐낸다. 어두워 오는 하늘 사이로 메타폴리스의 거뭇한 형체만 보일 뿐. 창 너머 노을을 보고 있자니 당시 경이로움과는 달리 무섭다.공포 영화에서 처럼 핏빛 하늘이 엄청난 재앙을 예고하는 것 같은 삘?

구름... 일몰... 노을...

서쪽 하늘에 시종일관 두텁던 구름이 잠시 긴장의 고삐를 늦춤과 동시에 잠시라도 허술한 틈을 물색하던 태양이 응어리를 풀듯 강렬히도 뜨거운 빛의 열기로 구름을 태울 기세다.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은 오늘의 태양과 시간에 무심한 구름이 대치되어 마치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것 같다.그 청사진을 증명이라도 하듯 전장의 열기가 그림자를 드리운다.

하늘도 아름다울 수 있다

하루 종일 잔뜩 흐렸던 하늘이 퇴근 후 잠시 틈 사이로 하늘의 맨살이 보이더니 더불어 햇살과 노을이 보인다.다양한 색상의 물감이 하늘에 풀리자 그 자태가 전혀 경박하지 않으면서도 고운 색동옷 한 벌의 차려 입은 것 같다. 땅거미 마저 서산으로 넘어가 버리자 그 정도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의 가느다란 빛만 하늘에 남았는데 그 빛깔조차 역동하는 해안 절벽의 파도 같다.하루 종일 후덥지근한 날씨와는 달리 역동하는 저녁 하늘은 싸늘한 한기가 만발하여 스며 나오는 드라이 아이스의 꿈틀대는 연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