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7

봄과 새로운 만남_20190304

지금까지 한 번도 뵌 적 없는 외가 분들을 만나며 어느새 그 분들과 오마니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그 시절, 설움, 이해, 격려의 의미가 오고 가는 사이 난 잠시 한 발 물러나 집 주변을 서성였다. 여기도 집 한 켠에 작은 언덕이 버티고 있다.오마니와 친지분들은 이야기 꽃이 좀처럼 오므려지지 않고 끊임 없이 대화가 오갔고, 때마침 하루 지낼 계획을 했던 터라 오마니께선 여기에 묵으시고, 난 대구로 떠났다 내일 오전에 돌아와 점심을 기약했다. 겨울에 내줬던 들판에 봄이 찾아와 자연의 축복을 받은 또 다른 자연이 기나긴 겨울 잠을 깨치고 도약의 기지개를 편다.아주 작지만 그 필연의 과정이 이 세상을 신록으로 물들일지니 오묘하지 않을 수 있을까?안타까운 지난 시절을 돌이켜 보며...가는 계절은 아쉬움으로,오는 ..

희미한 요람의 기억을 찾아_20190304

아버지는 7형제에 친척까지 따지면 왠만한 소대 이상으로 명절이면 대규모 이동을 방불케 했다.그런 아버지 2째 형님 되시는 큰아버지 댁이 이 언덕에 기대어 자리 잡은 마을 중 초입의 이 집이었다.이왕 고령 온 김에 볕도 좋고 미세먼지 농도가 살짝 낮아진 날이라 오마니 옛 이야기를 들으며 어느새 여기까지 찾아온 내 명석한 기억력! 한길에서 언덕으로 오르는 두 번째 집인데 너무 어릴 적에 왔던 기억 뿐이라 찾아 갈 수 있을까 했지만 기가 막히게 잘 찾아와 이 자리에 서자 잠자고 있던 기억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밀려온다.명절에 설레는 기분으로 기 길목에 발을 디디면 그 때처럼 누군가 반가워해 줄 손짓이 보일 거 같다. 높은 축대와 대문녘에 붙어 있는 사랑채, 밑집 사이 위태로운 담벼락, 외양간에서 늘 되새김..

오래된 정겨움, 여수_20190116

여수란 도시는 제법 넓다.왜 그런고 하니 파편화 때문인데 과거 여천과 합쳐져 사이즈는 꽤 큰데 적재적소에 위치한 산이 도시를 파편화 시키면서 이동시 택시를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편하면서 헤메는 수고로움을 덜어 낼 수 있다.게장 동네에서 조금 늦었지만 점심을 해결하고, 처음으로 버스를 이용해 다음 목적지로 잡은 해양공원과 고소동 벽화마을로 이동해 보기로 했다.곧장 한 번에 가는 차편이 없어 서시장에서 내려 반대편으로 건너가 환승을 하는 방법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시장에 내려 북적대는 도로와 사람들 사이에서 버스를 기다린다.큰 봇짐을 지어 매고 같은 버스를 타는 어르신 물품을 대신 들고 차에 오르는데 빈 소쿠리 더미라 양에 비해 무게는 홀가분하다. 버스를 타고 얼마 가지 않아 목적지인 해양공원, 특히 밤바..

까까머리 학창시절을 떠올리며_20180118

오래 살던 시골 동네를 등지고 다시 도심에서 생활을 시작한 순간부터 군 복무 후 까지 9년 여 기간 동안의 시절이 각인된 추억의 장소를 찾기엔 그리 망설임도, 많은 거리를 이동할 필요도 없었다.물론 처음부터 걸어서 10여 km 이상을 이동했지만 생각보다 피로도가 쌓이지 않았고, 차가 아닌 도보의 장점으로 그물망처럼 촘촘히 연결된 골목길을 이용할 수 있어 이동 거리도 적었다.2017년 11월 30일 이후 추억 산책이라 그리 긴 시간이 지난 건 아니지만, 앞서 하루를 보낸 추억 산책이 나쁘지 않았고, 이왕 마음 먹은 김에 시간이 허락될 때 마음 편하게 즐겨보자는 의미에서 강행을 했다. 추억에 따른 시간 순서대로 한다면 좋겠지만, 그렇게 될 경우 도보 거리가 지그재그로 뒤섞여 도중에 지치고 시간도 많이 걸릴 ..

추억을 따라 점점이 산책하다_20171130

도심 구경이라면 서울에서도 지겹게 하는데 왠 대구까지 왔당가?추억의 산책이라는 편이 적절한 표현이겠다.지하철 중앙로역에서 내려 작심한 대로 정처 없이 꽤나 많이 돌아다니며 골목 곳곳을 누비고 다녀 줄곧 잡아도 10여 km 이상 산책을 한 것 같다.정처 없다 보니 지도나 미리 짜여진 경로도 없이 그저 발길 닿는 대로 골목도 접어 들었다 대로변을 걷기도 하면서 얼추 지난 후의 경로-지도를 보며-는 반월당역>명덕역 방면 남문시장과 헌책방 골목(지금은 자취를 감추었다)>유신학원과 대구학원 뒷 골목>동성로 각종 골목길>옛 중앙파출소(맞나?) 인근>약전골목>서성네거리>곽병원>옛 만경관>옛 미도파백화점>학원서림>교동시장 순으로 걸어 다녔다. 서울로 따지면 청계천 헌책방거리처럼 헌책방이 즐비 했던 남문시장 인근은 세상..

해방촌 골목

모처럼 카메라 가져간 걸 안 것처럼 친하게 지내는 형님께서 해방촌으로 놀러 오랜다.물론 따닷한 분위기 연출에 빠질 수 없는 한 가지는 필수품 아니긋나.바로 술!술판이 벌어 지면 카메라에 신경이 뻗히지 않아 해방촌에 들렀다 같이 강남역으로 가는 길에 골목을 잠시 담아 둬야징. 점점 사라져가는 골목 풍경들이 이제는 정겨울 줄이야. 남산 언저리라 역시 전망은 굿이다. 시간과 함께 사라질 약속을 한 판잣집.이제 쓸쓸한 은퇴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대구 범어동의 과거와 현재

대구에 들른 절친 아가 돐잔치.이쁜 아이의 사진인 만큼 이쁘게 디스플레이 해 놓았다.휴일의 시간이라는 조미료가 버무러져 웃고 울고 하품하는 아이의 표정이 마냥 흥겹기만 하고 더위를 초월한 따스함이 느껴진다. 도촬의 제왕이 되기 위해 무진 노력해 보는 나.아이 사진을 구경하고 장래 아이가 무엇이 되었으면 바래는 희망사항을 고르는 또 다른 아이의 모습도 재밌다.비록 박쥐 모자를 쓰긴 했지만 이건 귀엽고 친숙한 박쥐다.또한 그걸 숙고하는 가족의 모습 또한 눈부시기만 하다. 대구에서 가장 큰 걸로 알고 있는 범어네거리에 지하철 범어역과 연결된 지하상가의 상가스럽지 못한 풍경들을 담아 봤다.돐잔치가 있던 주상복합 지하와 연결된 지하 상가 통로인데 미술 관련 매장들이 즐비하게 한 통로에 자리잡고 있다.지하상가의 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