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5

한아름 자연 속, 청도 운문산 자연 휴양림과 운문호_20220707

해맑은 여울이 지저귀고, 큰어른 높은 산세 부락을 이루는 품 안의 자연은 새하얀 옥동자처럼 어미 품에서 달콤한 오늘을 노래했다. 찌는 여름, 나지막한 풀벌레 속삭임도 그늘 아래 단잠을 추스르는 자장가일 뿐. 백두대간 옆자락에 우뚝 솟은 고봉이 군락을 이루는 영남 알프스는 어디를 가나 거대한 장벽 마냥 하늘로 뻗은 능선이 즐비했다. 지구촌 어디를 가나 매력 움튼 곳 없겠냐마는 69번 지방도를 감싼 산세는 마음도, 경사도 급할 겨를 없이 어느새 동쪽 망망대해 숨결도 코끝에 닿았다. 청도 운문산 자연 휴양림은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산 29-6(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운문로 763)에 개장한 국립 자연휴양림으로 2000년 8월 17일에 개장, 지방도 985호선 변 운문산 기슭에 위치한다. 백두대간 낙동..

일상_20171014

기나긴 연휴가 지나면 후폭풍도 거세다.오죽했으면 출퇴근도 벅차!그나마 주말이 빨리 돌아와서 다행이다. 아침저녁으로 가을 정취가 강하긴 한데 들판은 여전히 여름 같다.가로수를 보면 점점 가을에 대한 마음 준비를 해도 될 터인데 성급한 벚나무 정도만 제 풀에 못이겨 조금씩 이파리를 갈아 입는다. 자전거를 타고 오산으로 가면 오산천 고수부지에 자전거길이 있는데 사실 가장 끝은 행정구역 상 평택과 겹쳐 있다.늘 지나는 길로 한 번 마음을 먹었으면 무우 뿌리라도 절단내 봐야지? 해도 10km 조금 못 미친다.생각보다 가깝다는 말. 오산대학교 앞 고수부지가 나름 사람도 많고 넓직한 공원으로의 모습을 갖췄다.덩그러니 서 있는 나무가 매력인걸. 하늘은 이미 가을이다. 갈수록 자전거 활용도가 떨어져 조금만 타도 금새 지..

황금 한가위 이렛 날_20171006

황금 연휴의 반이 지났다.여전히 이 날을 포함하면 평소의 명절 연휴 정도지만 전체 일자에서 반이 지났다는 생각에 모든걸 대입하는 몹쓸 버릇이 생겨 반타작에 더 마음을 쓴다.1년 넘게 손 놓고 있던 포켓몬고를 하면서 대부분 시간이 허비된 기분에 손에 들고 있던 아이패드-태블릿으로 하면 더 실감 나거든-를 내팽개치고 텀블러에 라지 사이즈 커피와 출력 좋은 스피커를 챙겨 밖으로 무조건 뛰쳐 나왔다. 도심에서 이런 우거진 나무숲길(?)을 만나는 건 쉽지 않은데 동탄의 나이가 어느덧 10살이 지나면서 묘목 수준이던 나무들도 제법 자라 이렇게 대견하게 컸다.집이 가까워 틈틈히 자주 걷게 되는 길이 이렇게 멋지게 가꾸어진 것도 내 복이다. 평소와는 다르게 도로는 한산하다.그나마 여느 명절 연휴에 비해 사람들은 종종 ..

일몰_20170422

서산으로 지는 태양이 유별나게 커 보이던 저녁, 지상의 옅은 구름에 비끼어 여러 가지 컬러의 옷을 걸쳤다.맑은 대기로 인해 선명한 그 자태에 잠시 눈이 멀었던 봄날 저녁. 해가 완전 지고 나서 둘레길을 걷던 중 길에 아주 미세한 불빛이 반짝이고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봄에 활동을 재개하는 아주 작은 곤충들의 눈빛이란 걸 평생에 걸쳐 처음 알게 되던 날, 거미 한 마리가 둘레길을 가로 질러 어디론가 열심히 가고 있다.엄청나게 가느다란 그 빛을 못 봤다면 널 밟았겠지?이 사실을 알고 나서 부턴 밤에 둘레길을 걷기가 조심스럽다.

연휴 마지막 날

긴 연휴의 마지막 날이라 뭔가 특별하고 의미 있게 보내야지 하며 단단히 벼르고 있었건만, 개뿔. 다른 일상과 별 다를 바 없었다.어찌 보면 연휴가 시작하기 전과 시작 직후엔 설레임으로 하루하루가 짜릿하고 스릴도 있었지만 절반이 넘어갈 수록 끝나서 또 다시 일상에 접어들 근심(?)으로 소심해져 버린 건 아닌가 모르겠다.늘상 맞이하는 주말, 휴일이 그랬으니 연휴가 길더라도 그런 기분은 매 한가지겠지.치열하고 분주한 일상이 있기에 그런 감정은 끊임 없이 반복될 것이고... 센트럴파크와 인접해 있는 중심 상가 지구 내 샤브향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모처럼 월남쌈을 먹었다. 저렴한 건 좋지만 종업원들의 표정은 전쟁터에 나가기 전 같다.인상 좀 펴고 살지...식사 후엔 바로 센트럴파크 커피빈에서 한 사발 땡기고. 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