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망각과 추억의 기로에서 시간의 조언에 따라 그 갈림길을 선택한다. 추억의 길로 접어드는 순간부터 특정 기억의 형상화를 통해 채도를 올리게 되는데 바다 또한 그렇게 될 수 있다. 형체가 없는 바다는 전체를 아울러 그 자리에 섰을 때 감회가 입혀지고 각색과 착색의 담금질과정을 거쳐 온전히 인생의 퇴적물이 된다. 이튿날 7번 국도를 질주하기 시작할 무렵 이정표의 유혹을 참지 못하고 길에 이끌려 바다의 작은 음악회를 감상한다. 별 기대 없이 들렀다 심플한 내부와 바다를 향한 통유리창에 꽤 만족했던 콘도미니엄. 떠나는 길에 뒤돌아 만족을 표했다. 영화 '가을로'에 노출된 곳이기도 했다. 요즘 하나둘 생기는 바다 산책로가 여긴 진작에 들어섰는지 최근 작품은 아닌 것 같았다. 지나는 길에 들렀는데 이 바닷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