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겨울 청풍호의 매력_20150214

사려울 2015. 8. 25. 01:17

회사에서 제공되는 저렴하고 괜찮은 숙소를 찾던 중 예약율이 낮으면서 상대적으로 겨울이면 강원도에 비해 한적한 제천이 눈에 들어 왔다.

충주에선 충주호지만 제천에선 청풍호라 부른다던데 청풍호를 끼고 있는 멋진 전망의 청풍리조트를 거점으로 삼고 그 일대를 여행지로 당첨~

이번에도 지도나 계획 없는 막무가내 여행 되시겠다.



청풍리조트에 마련한 숙소 베란다에서 바라본 청풍호는 이렇게 전망 조~타.

다만 이때부터 솔솔하게 흘러나오던 청풍호를 비롯한 중부지방의 중요 식수원들이 가뭄의 여파로 수위가 급격하게 낮아져 있었다는 것.

가끔 충주호에 와 본 바로 한눈에 가뭄이 심각하단 걸 눈치챌 수 있다.

청풍호의 규모가 대단한 고로 이 지역 가뭄은 곧 중부지방의 사람들을 비롯하여 광범위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호수 건너편에 비봉산은 해발531미터로 높지 않음에도 지리적인 특성으로 인하여 일대에서 가장 도드라지게 우뚝 솟아 있어 전망대가 있고 그 전망대까지 모노레일이 운행한단다.

패러글라이딩 선착장도 있다는데 3월부터 운행이라 눈팅으로 만족해야겠지.

사진에 비해 실제 그 규모가 거대한 청풍호는 거울처럼 잔잔하기만 하다.




청풍리조트에서 바로 코 앞에 보이는 여기는 번지점프대 같은데 가뭄으로 인하여 수위가 낮아져 지금은 운영하지 않는 듯 하다.




청풍문화재단지에 선착장이 있고 그 내부엔 산성과 누각이 보인다.

처음에 여기를 갈까 하다가 비봉산 모노레일-직접 가서야 3월부터 운행이란 걸 알았다-을 타거나 아니면 단양 방면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청풍문화재단지와 비봉산 사이 매끈한 건물이 보이던데 이건 국민연금공단 인재원이란다.

멋진 위치에 멋진 건물인 만큼 출중한 인재들을 배출해 내겠지?

밤에 여기 일대가 깜깜한데 이곳만큼은 등대처럼 불이 환해서 나름 야경을 보는 재미는 찰지다.

다만 늦은 시각엔 소등하는데 그때부터 모든 세상이 암흑천지 같다.



이렇게 당겨서 보면 꽤 규모가 큰 듯.



이 방향이 충주 쪽이니 하류 방면이라고 표현하는게 맞겠다.

실제 여기서 바라보면 청풍호가 왜 거대한 호수인지 알 수 있겠지.

우측에 타워와 선착장은 2015년 9월에 오픈 예정인 청풍호 수상비행장이란다.



비봉산 모노레일이 불발되자 호수도로를 이용해 청풍면으로 다시 넘어온 후 바로 단양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힐링마을이라는 문구가 있던 학현리를 지나 고갯길을 넘어 매포에서 단양으로 진입했다.

도중 도담삼봉을 갈까 하다가 바로 단양으로 가서 고수부지에 주차 후 산책을 했다.

근데 일행의 머리로 무언가 날아 다니길래 쳐다 보니 양방산 활공장에서 부터 패러글라이더들이 활공을 시작하는 광경에 한동안 넋을 놓고 구경을 하며 지나친 감정이입으로 인해 마치 직접 활공하는 걸로 착각하며 비명을 연발하는 중이시다.



양방산 활공장에서 일정 간격을 두고 줄줄이 사탕으로 활공을 시작한다.



흐미.. 보고 있어도 아찔한 것!!



일정 간격을 두고 활공을 시작하는 팀들이 보인다.

붙어서 내려오는 거 처럼 보여도 나름 일정 간격들이 있더라.



첫 번째 자유낙하팀 입장~



지상에 거의 다 내려와서 곡예 운전을 하는데 보고만 있어도 아찔하다.





이렇게 단양 수변공원으로 무사 착륙 직전.



허기를 달래기 위해서 주위를 둘러보다 일행의 추천으로 단양구경시장 내 달동네 순대식당으로 고고씽했다.

여기가 유명하다길래...

이걸 먹으러 단양까지 올 맛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끼니를 챙길 시간이라 전부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영양 흡수에 집중했다.

순대와 순대국밥까지 비우고 나니 워찌나 든든하던지.



배를 채우고 시장을 쭉 둘러보곤 다시 수변공원으로 나갔더니 패러글라이딩을 즐긴 간 큰(?) 사람들이 스릴감을 이미 맛보고 흩어지는 중이었다.

짧게 나마 단양을 둘러 보고 자리를 떠서 청풍호로 다시 방향을 잡았다.

사인암? 구담봉, 옥순봉? 어디로 갈까 하다 구담봉으로 가닥을 잡고 돌격 앞으로~



구담봉으로 가던 중 호수 건너 절경에 더디게 앞으로 나갔다.

겨울잠을 자는 나무와 소나무, 그리고 허옇게 드러난 바위들의 앙상블에 감탄이 절로 났고 기대하지 않았던 절경들이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곳곳에서 그 절경을 감상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다리가 아픈 줄도 모를 정도 였으니까.



게다가 가던 길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지 꽤 시간이 지난 거 같은 쉼터들도 많았는데 나는 거기를 지날때마다 들러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서 볼 수 있는 절경들을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에 엄청난 집착을 보였다.




드디어 구담봉을 볼 수 있는 장회나루터에 도착.

멋진 절경을 멋지게 감상하라고 이런 멋진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감사 드릴 뿐.




짜잔~

보이는게 구담봉은 아니고 반대편도 놓칠 수 없을 만큼 한 인물하시니까 담아 드려야지.



북극처럼 강물이 얼어있는데 쇄빙선이 그 얼음을 깨듯 충주호 유람선이 그 얼음 사이를 비집고 다닌다.

보이는 빼어난 봉우리가 구담봉인데 대기가 흐리니 사진은 더 흐리게 나와서 그 풍채의 감동이 반감된다.

아래가 장회나루터인데 여기까지 유람선이 운행하나 보다.

비교적 이용객들이 많아서 유람선이 도착하자 제법 많은 사람들이 나루터 위로 올라와 주위 풍광을 구경하느라 여념 없다.

저 구담봉 너머에 옥순봉이 있는데 금새 닿을 거 같지만 옥순봉까지는 빙 돌고 고불고불한 길을 따라 20여분 정도 가야만 한다.



옥순봉을 볼 수 있는 관망대에 도착해서 보니 방금 지나온 옥순대교가 보인다.

청풍호는 마치 하나의 청옥 같다.



관망대에 오르던 중 지나가는 유람선.



관망대에 도착해서 옥순봉을 드뎌 담아 본다.

때마침 그 밑을 지나는 유람선 승객들은 얼마나 큰 탄성을 지를까?

참으로 절경이다.




옥순봉 아래 절벽에 누가 올려 놓은 것인지 바위가 위태롭게 버티고 있다.

억겁의 시간 동안 수없이 많은 바람에도 그 자태를 지키고 있는 그 인내의 위대함을 반증하는 자연의 작품 같다.



한참을 넋 놓고 지켜보는 것 외에 내 의지는 절벽 위에서 얼어 버렸다.



옥순봉을 관망할 수 있는 곳에 이런 정자를 만들어 놓았다.

관리가 좀 미흡하긴 하나 그래도 이런 배려가 감사하다.



긴 여정을 끝내고 돌아올 무렵 이렇게 땅거미 조차 자취를 감추느라 급급하다.

베란다에 서서 청풍호를 바라 보니 국민연금공단 인재원의 그리 밝지 않은 빛조차 주위 암흑이 불빛들을 증폭시켜 화려하게 보인다.



완전한 암흑이 아니라 비봉산의 늠름한 실루엣이 어렴풋이 보인다.

거울처럼 굳어 있는 거대한 호수와 그 호수에 기대어 사는 모든 것들을 베란다에서 감상한 것도 모자라 저녁을 해치운 후 호수와 가까이 있는 공원으로 내려갔다.

아직은 날이 추워서 아무도 아래 보이는 공원을 내려오지 않아 한참 동안 앉아 크게 음악을 틀어 놓고 그 음악과 호수 경관에 흠뻑 젖어 추위를 느낄 수 없었고 그 아쉬운 여운을 접어 따스한 품속에 간직한 채 그 숨가쁘던 여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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