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휴일 힐링 프로젝트

사려울 2013. 8. 11. 23:58

더워도 넘무 덥다.

이거 어디 멀쩡한 사람이 살 수 있는 날이 아니다 라고 한다면 여름에 실망시키지 않는 대구나 전주-내가 살아 보니 여긴 덥긴 덥더라-를 생각해 보면 이런 푸념은 고문 당할 짓이여.

이열치열이라고 얼큰한 국물 한 사발에 푸짐한 점심 너끈히 드시고 또 가출(?)해 버렸다.

처음에 땀이 나기 시작할 즈음엔 고통스럽기도 하고 화닥질도 나지만 그 밴댕이 소갈머리 자~알 억누른 채 고비만 넘기면 그까잇꺼 별거 없어부러~

이왕 사기를 화끈하게 올려 놓은 김에 동탄 끝까지 땡겨 보자.



동탄나들목이 바로 좌측에 보이는, 산책로의 끝까지 와서 잠시 쉬어 본다.

산책로의 끝이자 그 길과 평행선을 그리는 인공 개울-인공하천이란 표현보단 이게 이쁘다. 아니면 인공여울?-의 끝이기도 하다.

전방 우측에 현수막이 개울물이 마른 이유를 변명하더라.

요즘 전기가 워낙 딸리는 고로 당분간 물 안 흘려 보내니까 참아라 하는 내용인데 개울 중간 쯤부터는 물이 있던데 그건 산에서 내려 오는 물인가?

미스테리다.

그렇다고 모기한테 뜯겨 가며 무성한 풀숲을 파헤치긴 싫고...



산책로 끝에 밤나무 숲과 반남 박씨 제실이 있다.

밤나무 사이로 햇살이 비집고 나오길래 거기에 사진을 찍고 있자니 까치 한 분이 날아 들어 초점에 스스로 앉아 깐족거린다.

사진 한 방 박아 달란 건가? 싶어 한 장 찍었는데 마치 숨은 그림 찾기 같다.

원본확대를 클릭 해 보니 까치가 건방 떨고 있는게 보인다.

이 녀석~ 왠지 나를 알고 저러나 싶다.



더위를 잠시 식힐 겸 갈증도 해소할 겸 해서 라마다호텔 커피빈 테라스에서 어제처럼 따블 아메리까~노 원샷.

한 방에 다 먹으려니 이거 은근히 양 많다.

가져간 텀블러에 반 정도 담고 나머지만 마셨는데 한 잔에 두 잔의 효과가 왠지 뿌듯하고 흡족하다.

KT에서 올레~ 올레~ 하더니 샘숭과 스크한테 엄청 욕 먹어 가며 아이폰3GS 출시 강행한 이후 두 번째로 마음에 들었스~

내 열라 통화량 올려 줄텡께 힘 내더라고~

그러고 보니 나 무제한 요금제구먼.



반석산에서 흘러 내리는 자그마한 실개천이자 동탄 유일의 자연 폭포(?)

안부를 묻듯 지나는 길에 항상 살펴 보는 곳이다.

가뭄이 심할 때에도 여긴 약소하지만 조금의 물은 항상 흐른다.

사람이 어거지로 만들어 놓은 개울은 대부분 매말라 있는 반면 여긴 전기가 없어도, 사람의 관리나 관심이 없어도 언제나 흐른다.

자연의 승리이기도 하지만 이건 거기에 개의치도 않더라.

그래서 항상 안부를 묻게 되고 궁금한 곳인데 사람들의 접근을 막아 놓았다.

그건 나름 현명한 처사다.




동탄 국제고 뒷편 근린공원.

입지가 좋은 곳에 빌라촌이 들어서 있어서 인지 하나같이 집들이 멋지다.

남쪽을 바라보며 남쪽을 향해 서서히 고도가 낮아지는 완만한 구릉지대랄까?

동탄 최남단이라 개발이 가장 늦은 곳이라 인가나 인적도 가장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다. 심지어 놀이터 조차도...

그래서인지 근린공원에 있는 나무 한 그루 조차도 여유의 배경을 두고 있다.





동탄 국제고 뒷편에서 조금 이동하면 공사가 중단된 타운하우스가 있다.

모델하우스를 보면 참 이뻐 보이는데 완공 전까지는 흉물스러워 주변 경관을 해치는 주범이다.

그 타운하우스 뒷편, 그러니까 남쪽에 이런 정자가 있고 비교적 정갈히 잘 보존되고 관리되어 진 것 같다.

나무결과 기둥 하나하나가 마음을 편하게 위로해 준다.

힐링이 따로 있나?

이렇게 휴일의 여유를 즐기고 좀 더 자연과 벗삼아 살아가는게 힐링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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