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포근한 둥지로_20200202

사려울 2021. 7. 8. 06:15

이른 시간에 파크로쉬로 돌아와 저녁을 기다리던 중 주변을 둘러 보다 이색적인 것들을 만났다.
산중 추위는 서울의 추위와 비교할 수 없이 매섭지만 공기 내음이 향그롭다.
그래서 잠깐 둘러본다고 옷 매무새를 허접하게 꾸렸던 후회도 들었지만 적막을 뚫고 타오르는 불꽃들이 온기를 대신 채워줬다.

우선 숙소에 들러 편한 옷차림으로 변신하고 창밖을 내다봤다.
실제 가리왕산의 위용은 거대하다.
처음 여길 왔을 때 창 너머 가리왕산자락을 보고 나도 모르게 감탄을 뱉었더랬지.
우측이 서편 가리왕산 정상 방면이라 그쪽으로 해가 지고 땅거미도 진다.

파크로쉬에서 볼 수 있는 야경들 중 진짜 불도 있다.
장작 대신 석탄인데 첨엔 진짜 불인가 싶어 다가섰다 온기를 느끼고 잠시 눌러 앉았다.
불을 보고 있자니 문득 미스터션샤인의 대사가 생각난다.
“나는 꽃이 되고 싶소, 불꽃”

소위 커뮤니티 센터 같은 곳으로 유리 온실에 실제 사람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곳인데 코로나 여파인지 파크로쉬 전체가 아주 조용하다.

밤에는 맥주에 화덕피자.
맛과 비쥬얼은 정말 안습이나 이 산중에 여기 아니면 이색적인 메뉴를 구경할 수 없다는 맹점이 있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즐겼다.
기회 비용이라 생각하고 맛나게 뜯어 없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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