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진천 마을에서 만난 미치도록 귀여운 냥이 가족_20240929

사려울 2024. 10. 7. 19:35

이번주는 본가로 돌아가지 않고 온전히 나만의 휴식에 몰입했고, 그 휴식이 끝나는 일요일 저녁에 간단히 저녁 끼니를 해결하곤 집으로 돌아가는데 편의점 옆에서 그림자가 꼬물거렸다.

가까이 다가서서 쪼그려 앉자 희한하게도 완전 하얀 냥이와 완전 까만 냥이가 같이 어울렸다.

얼마 전까지는 뽀얗고 이쁜 하얀 냥이한테 관심이 갔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까만 냥이 매력을 알아 버린 뒤 완전 까망이한테 홀려 버렸고, 그 뒤부턴 까망이가 유독 눈에 잘 띄었다.

그런데 이 녀석도 성격이 무척 좋은 1개월 가량 된 까망이였다.

얼른 트렁크에서 밥을 한 움큼 집어 놓아주자 역시나 성격이 대담한 까망이가 먼저 다가와 먹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지나서야 하양이도 다가와 먹었는데 그 쯤에서 까망이가 거의 다 먹어서 한움큼 더 주자 함께 나눠 먹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녀석들을 보호해 준 식당 여사님이 언젠가부터 하얀 어미냥을 알흠알흠 챙겨 주셨는데 워낙 귀여운 품종묘라 새끼를 출산하면 사람들이 쏙쏙 입양을 했었단다.

그러다 식당 안에 들어와 난장판으로 만들면서 빗자루로 살짝 위협을 했었고, 그 뒤부터 녀석들은 경계심으로 가까이 오지 않으면서도 여사님을 떠나지 않는다고.

세 번째 밥을 줄 무렵 어미도 가까이 다가와 먹었는데 흰색 단모종의 터키쉬 앙고라였다.

게다가 어미가 워낙 이쁘게 생겨서 아이들도 덩달아 이쁘긴 했다.

녀석들이 식사를 끝내고 여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한 가족이 다 모여 쉬고 있었는데 어미는 하얀 단모종의 터키쉬 앙고라에 특이하게도 아이들은 완전 까망이, 완전 하양이, 그리고 턱시도였다.

특히나 똥꼬발랄한 까망이는 밥 먹는데 정신이 팔려 내가 만져도 모르다 뒤늦게 알아채곤 몇 걸음 도망갔었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하마터면 낚아서 품속에 넣을 뻔했다.

그래도 생명엔 반드시 책임이 따르는 벱이라 가족들과 하나만 잘 기르자고 합의했고, 그런 격해진 심장을 겨우 다스렸다.

가끔 찾아올 테니 녀석들이 무사히 잘 지내길 바랄 뿐이다.

물론 잠깐 동안 여사님이 가진 냥이에 대한 편견을 설명드렸지만 한순간 마음을 바꾸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나만 하더라도 냥이에 대해 호의적인 감정을 느낀 게 수십 년 걸렸다는 걸 감안하면 여사님의 따스한 정과 냥이에 대한 편견을 모두 이해할만했다.

반응형

'일상에 대한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_20240930  (1) 2024.10.09
일상_20240925  (2) 2024.10.01
일상_20240922  (8) 2024.09.25
냥이_20240920  (6) 2024.09.25
일상_20240919  (2) 2024.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