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간결한 옛것들의 거리, 경주 황남_20240116

사려울 2024. 2. 4. 04:41

켄싱턴에 예약한 2박이 끝나고 다음 숙소인 영덕으로 가기 전, 선약한 부산 형님이 시외버스터미널로 친히 행차하시어 가성비가 그리 좋지 않은 황남비빔밥으로 점심을 해결한 뒤 일대를 걸으며 대화를 나눴다.

기상청 일기 예보에 따르면 한 주 동안 포근한 겨울이라 걷기에도 수월했는데 때마침 황남동 일대가 전통적 마을 바탕에 개량된 한옥마을이라 정처 없이 걸었는데 편의점조차 한옥식 단층 건물이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거리 곳곳에 몰려왔는데 주차 시설이 조금 부족한 걸 제외한다면 걸을 수 있는 환경도 좋았다.

건물은 날 것 그대로의 느낌보다 개량된 건물들이라 지붕은 한옥식에 가깝지만 창은 넓어 고풍스런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며 한옥의 폐쇄적인 구조를 개방적인 구조로 개량하여 답답하지 않았다.

편의점 맞은편 민영주차장에 치즈 냥이가 눈에 띄어 가까이 다가가자 경계심이 전혀 없었고,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주차한 차량에서 츄르를 가져와 녀석에게 내밀자 서슴없이 두 개를 해치운 뒤 다시금 따스한 일광에 돌입했다.

주차장 관리자 분이 돌봐주시는 냥이라 지나는 사람들에게 경계심이 없었나 본데 스담스담을 해도 골골거리며 녀석은 기분 좋은 상태를 즉각적으로 피드백했다.

주변에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며 녀석에게 눈길을 줘도 전혀 피하지 않는 걸 보면 사람에게 친화적이면서도 밝은 성격이었다.

더군다나 부산 형님은 냥이를 워낙 좋아하시고 선행을 베푸시는 분이라 녀석으로 인해 가벼운 마음으로 전환한 뒤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인척 거리에 벌판이 보여 작은 도로를 건너 천천히 다가가자 고분군 발굴 장소였다.

황량하게 너른 벌판에 이런 수직의 나무는 이색적이면서도 멋스러웠다.

꽤 너른 잔디 들판에 동선을 차단하거나 접근 제한 구역은 없어 활보하기에 문제는 없었지만 야자매트가 깔린 구간이 있어 그 산책로를 이용하며 크게 한 바퀴 돌아 다시 황남동 한옥거리로 넘어왔다.

황남동 고분군은 신라시대에 조성된 고분들로 규모가 거대한 걸 봐선 왕족이 아닐까 추측한다는데 비교적 많은 걸었지만 경주에 오기 전 꼭 가보리라 마음먹은 곳이 있어 주차된 곳에서 차량을 몰고 자리를 떠났다.

포근한 겨울에 사방이 트여 있는 경주 산책은 모처럼 볼거리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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