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일상_20190706

사려울 2019. 9. 22. 02:35

바람 좋은 주말, 길섶에 웅크리고 있는 풍경들이 특히나 반가워 집을 나선다.



화사한 햇살, 청명한 대기로 개망초 군락지에 우뚝 솟은 나무, 이 장면이 영화에 나올 법한 수채화 같다.



2016년 처음 보게 된 새끼 고라니는 혹독한 겨울을 지나 초록이 넘쳐나는 먹이의 풍년을 누리고 있다.

허나 홀로된 두려움은 반복되는 시련일 거다.





지나는 길에 풍뎅이 같은 게 있어 허리를 숙이자 바글바글하다.

바람 좋은 날, 바람 나는 날이여?



오래된 공원의 작은 길을 따라 놓여 있는 벤치가 누군가를 그리워 하고 있다.




강한 바람에 넘실대는 건 비단 개망초 뿐만 아니다.



폰카의 발전은 어디까지 일까?




어느새 저녁이 다가와 교회 너머에 저녁 노을이 붉게 물든다.

강한 햇살로 인해 늘어뜨린 그늘이 고맙고, 뜨거운 대지의 열기로 인해 바람의 이야기가 향그롭던 날이다.

도심 한 가운데 갈 길을 잃은 새끼 고라니가 건강하게 생존해 나가는 모습 조차 가슴 뭉클한 작은 행복의 기억으로 각인되고, 세찬 바람으로 인해 지천에 널린 개망초가 매캐한 여운만 남기고 흩어지는 늦은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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