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기록적인 폭염이라고 방송이 조용할 날 없다.
실제 서울 기온이 38도를 넘어선 날이 많을 정도로, 에어컨을 잘 틀지 않는 울집이 벌써 보름 이상 에어컨을 빠짐 없이 틀어 댔다.
덥긴 덥다는 거다.
자전거를 타자니 땡볕을 지나다닐 재간이 없어 간단한 차림에 걷기로 한다.
동탄복합문화센터 잔디밭에 더위를 쫓기 위해 스프링쿨러가 쉴새 없이 돌아간다.
텅 비다 시피한 오산천 산책로를 보면 폭염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데 오죽 했으면 나팔꽃 조차 꽃잎이 익어 버린게 아닌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찌는 더위에도 바람을 타고 세상을 활보 중인 잠자리는 오늘 따라 유독 눈에 많이 들어 온다.
온 세상이 여름의 기운에 압도당한 나머지 꽃잎들은 시들었지만, 녹색 방패로 무장한 나무들은 여전히 굳건하다.
하늘에서 뻗은 빛내림은 꺼져 가는 낮에 대해 못내 아쉬워하는 여운이려나?
잠시 떠들썩한 공원으로 미끄러지듯 빨려 들어가 앉아 그 재기 넘치는 소리의 진원지인 분수대 아이들의 시원한 놀이를 재밌는 영화처럼 감상하고 가던 길을 재촉한다.
소리 소문 없이 동녘 하늘을 따라 먼 길을 가고 있는 구름이 노을빛에 물들어 거대한 위용을 자랑한다.
갈 길이 멀기에 아주 천천히 바람이 가는 길을 따라 가며 그 길에서 만나는 세상 구경도 곁들이고 있다.
서산 마루로 넘어가는 석양은 이미 산산이 부서지고 붉은 흔적만 남겼다.
7월도 폭염에 전부 타버리고 8월에게 자리를 물려줄 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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