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일상_20151122

사려울 2015. 12. 5. 17:44

그 동안 등안시 했기에 모처럼 감행한 대청소는 어찌나 지난한지.

부쩍 짧아진 낮시간으로 뒤늦은 시각이 아님에도 해는 뉘엇뉘엇 넘어갈 채비로 조바심이 생겨 커피도 못챙기고 급히 자전거를 몰고 집을 나섰다.

날씨도 겨울이 오려는 길목이라 전형적인 우중충한 분위긴데 앞만 보고 오산천으로 달렸더니 날씨에 동화될 겨를조차 없었다.

한창을 달리다 문득 오산 맑음터 공원이란 단어가 떠올라 시간의 여유가 넉넉치 않지만 외도를 해봤다.



자작나무가 서로 옹기종기 모여 재잘거리는 듯 부는 바람에 남아 있는 이파리들이 살랑거린다.

겨울이 오면서 가지조차 마치 벌거벗은 듯 뽀얀 속살을 드러내곤 허허로운 찬바람에도 미동 않고 서 있는 모습이 곧 다가올 눈발 날리는 겨울을 암시하고 있다.



올해의 마지막 정취를 여기서 보게 되는구먼.

어릴적 본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라 울컥해 진다.

"자기야, 나 잡아 봐라~"

"가시내! 너, 잡히면 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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