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우뚝선 한순간, 오도산_20200615

사려울 2022. 9. 13. 18:27

칠성대에 이어 황매산 은하수를 기대했지만 불발의 아쉬움으로 찾아간 오도산은 처음이 아니었다.
여기 또한 앞서 들렀던 칠성대처럼 사방에 시야가 트여 천리안의 시원스런 시야를 봉인할 수 있었는데 예사롭게 부는 바람 조차 예사내기가 아닌 건 인간의 감정이 덧씌울 수 있는 최고의마법 중 하나다.
미세 먼지로 인하여, 쨍한 햇살로 피부가 타들어 가는 듯한 통증도 사실은 투정일 뿐, 여행은 내가 원하는 퍼즐처럼 일기와 만족을 모두 낚을 수 없지만, 로또처럼 기대감에 감성의 환각을챙길 수 있다.
다만 로또와 차이점은 결과가 허무하여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과 만족에 몸서리 치며 추억이 풍성해지는 것과의 차이랄까? 

앞서 들렀던 칠성대와 이곳 오도산의 공통점은 해발 고도 1,100m를 살짝 상회한다는 것과 사방이 트여 있다는 것, 그로 인해 같은 노력일지라도 댓가는 그 이상이다.

정상에 올라 거창에서 가야산까지 훑어본다.

너른 평원에 자리 잡은 동네가 '가조'로 온천이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갔었는데 저렴한 장점과 단조로운 시설의 단점이 명확한 곳이다.

반대편 방향으로 돌아 합천호와 오똑 솟은 황매산을 바라봤다.

아득히 너머 큰 산이 지리산이려나?

1천m가 넘는 위태로운 고지에 노란 꽃 무리가 바람에 살랑이는데 그 노랑은 마치 세상을 향한 흐뭇한 미소 같다.

산자락에 살짝 걸려 멀리 보이는게 오도산 휴양림이다.

지난번 가장 깊은 자리에 공사중이라던데 새로이 들어선 숙소라 멀리서 봐도 확실히 기존 통나무집과 차이가 난다.

이렇게 내려다 보면 그리 까마득하게 보이지 않는데 막상 산을 타고 온다면 액체가 되겠지?

산 정상 부근에서 외롭게 바람을 이겨낸 소나무 한 그루가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바람에 떠밀려 산자락에 조만간 누울 자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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