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진한 후배와 통화 중 갑자기 막창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어느 순간 내가 동대구행 KTX에 몸을 싣고 있는 게 아닌가!
명분은 그 후배가 소 같아서 낙천적으로 살아가리라 여겼었는데 나름 고충도 있고 갈등도 있어 수다로 풀자는 의미로 내려갔지만 내가 와신상담해 줄 만큼 그 친구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많이 들어주지 못했으니 그냥 넋두리만 들어줘도 도움되겠다 싶었더라.
일단 남자들이 모이면 빠질 수 없는 음식이 알콜~
알콜 섭취하는데 안주도 생각 아니할 수 없는 노릇이니 바로 막창 먹어야겠지.
어디지?
숯불 위 석쇠에서 노릇하게 굽히는 이 막창은 생긴 꼬락서니와는 달리 고소하고 풍성해서 입안에서 가득차는 것만 같다.
행여 소주로 소독을 해가며 먹고, 또 먹다 보니 일인당 3인분씩 박살내 버렸다.
오죽했으면 쥔장께서 싸비스로 항정살을 투척해 주실 정도 였으니까.
여긴 금호강 해맞이다리에서 찍은 일몰인데 늑장 부려서 해는 벌써 홀라당 넘어가 버리고 난 열심히 삽질만 했지.
그래도 구름 한 점 없는 맑디맑은 하늘에 펼쳐져 있는 땅거미가 참 곱다.
아마 그 고운 빛깔에 매료되어 이렇게 삽질을 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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