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밤 하늘_20191220

여주에 도착할 무렵 은사께선 여주역에 도착하신단다.

오랫 만에 뵙는 거라 저녁은 여주 재래시장에 들러 삼겹살을 곁들인 저녁 식사를 하기로 하고 역할 분담으로 저녁 식사에 필요한 식재료를 사러 다녔다.

은사 댁에 도착하여 허겁지겁 저녁을 뽀개면서 얼큰하게 소주 한 잔을 통해 배 부른 뒤 한층 평화로워진 뱃속을 달래다 문득 여주 밤하늘에 은하수가 관찰될까 호기심에 카메라와 이번에 구입한 삼각대를 챙겨 언덕을 올랐다.

여주라고 해도 한창 벗어난 곳이라 마을 전체는 사위를 에워싸듯 완전 깜깜했는데 주위가 워낙 깜깜해 랜턴을 켜자 대기 중 바람을 타고 떠다니는 먼지가 많았다.

대구에서와 달리 여주에 왔을 때는 약간 뿌옇긴 해도 이 정도일 줄 몰랐건만 밤이 되자 옅은 안개가 끼여 밤하늘에 은하수는 고사하고 별도 그리 밝지는 않았다.

다만, 겨울에 느끼는 시골 정취, 쉽게 느낄 수 있는 평화로움과 장작을 태우는 향취가 어우러져 마음이 따스한 밤이었다.

외풍이 강할 것 같던 시골집이었지만 막상 밤새 은은히 돌아가던 보일러와 겹겹이 흙으로 무장된 방은 이불을 뒤척여도 한기를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따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