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펼치는 상상력의 나래는 대체 어디까지 그 촉수를 뻗칠까?
전날과 비슷한 시간에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개의치 않고 전혀 다른 형태의 노을 자욱을 휘저으며 더욱 강렬한 화염 자욱을 멋대로 그려 놓는 것 같아도 수십 년 동안 짜놓은 문명의 치밀함을 비웃듯 하늘이라는 종이에 일몰의 물감을 풀어 노을의 수를 정교하게 새겨 놓는다.
일상이 되어 버린 흠잡기 습관이 부끄러울 만큼 포근한 다독임에 숙연해져 전날과 같이 넋을 빼앗긴 내 사념은 알알이 들어와 박혀 도저히 뺄 수 없을 것만 같던 비난의 찌든 때를 탈피하고 개운한 수면 뒤의 가뿐한 설렘의 자세로 여전히 가을을 기다린다.
일 년 만에 만나 생소할 법도 한 가을이 마치 시종일관 내 삶의 곁에서 지켜봐 준 친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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