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조용한 한가위 연휴 첫 날

사려울 2013. 9. 19. 00:28


전형적인 가을 날씨다.

제수용품 마련 한답시고 커피빈에서 한 시간 가량 트윗보다 그냥 발길이 닿는대로 간다는게 반석산 산책로로 향했다.

연휴 첫 날, 한가위 전 날이라 공원은 사정 없이 텅~! 비어 버렸다.

산책로를 가는 중간중간 사진을 찍었는데 우째 사람이 전멸했다.

노작공원에서 부터 동탄 나들목까지 가는 방향.



가는 도중에 길을 넘어 온 칡꽃.

모처럼 보는 꽃 봉오리가 칡 답지 않게 아름답고 우아해 보인다.

원래 칡꽃은 이쁘면서 향도 좋지만 벌레가 많다.

제수용품이라는 특명만 없어도, 그리고 엑백스만 있었어도 유유자적하면서 느긋하게 사진도 찍고 주위도 감상했을 것을...



호랑나비가 들꽃에 앉아 식사에 열중이다.

여기 일대가 민들레도 많고 햇볕도 따사로워 호랑나비가 꽤 많던데 사진 찍으려고 아이뽕을 들이 대기 무섭게 날아가 버리니 맘에 드는 사진은 없구낭



여기도 여전히 산책하는 사람이 보이질 않는다.



정면에 큰재봉산이 보인다.

시종일관 사람이 텅 비어 있는 산책로.

조금 이른 시간이라 햇볕이 너무 강해서 그런가?



재봉산 아래 산책로도 여전히 텅~



여기도 텅~

동탄 나들목이 거의 가까워 지는데...



재봉산을 막 지나 반남박씨 재실 부근.

여기도 텅~



이 산책로의 끝 지점인 동탄 나들목이 정면에 보인다.

이 곳까지 오면서 만난 사람은 나처럼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 사람.

강한 햇볕이 쏟아짐에도 난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대책 없이 나왔는데 그 사람은 완전 무장한 채 지나갔다.

그제서야 퍼뜩 생각 났지만 이미 늦어 버린 걸~



잠자리를 찍는다고 셔터는 눌렀지만 초점이 맞질 않네.

초점을 맞추는 사이 잠자리는 쏜살 같이 내뺐다.



산책로 끝에서 남쪽으로 한 컷.

좌측이 경부고속도로에 조우하는 동탄 나들목이렸다.

그리고 사진 찍으려고 서 있는 뒤쪽으로 한 발짝만 가도 동탄 나들목을 타려는 차들이 쌩쌩 지나가는 도로다.

보통 여기에 오면 이 길 끝까지 왔다가 한숨 돌릴 겸 쉬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눈에 띄는데 오늘은 텅~

그래서 나도 걍 가던 길을 재촉.



자전거 도로의 최고 남쪽 끝.

동탄 나들목이 최북단이니 앞만 보고 최남단까지 내달렸다.

여기도 텅~

우측이 오산천과 만나는 인공 개울이고 그 개울 너머 도보 산책로가 있다.

정면 아치형 다리에서 부턴 자전거 도로 겸 도보 산책로.



여기도 텅~

우측이 바로 반석산.



좌측엔 새와 오리들이 맘 편하게 놀고 있는 오산천이고 우측은 반석산.

때 마침 오산천엔 백로며 오리들이 나른한 오후의 무료함을 달래던 중이었다.

반석산자락으로 오면서 강렬한 햇볕을 피할 수 있었다.



반석산에서 발원하는 아주 작지만 항상 흐르는 실개울.

요건 사람이 만들게 아니라 자연이 만들어 놓은 개울이다.

비록 작지만 그래도 지날 때마다 보면 언제나 물을 보여 준다.



모처럼 만난 사람들이 보인다.

반석산자락이라 나무 숲이 비교적 우거져 있어 시원하고 공기 냄새가 틀리게 향긋하다.



동탄신도시 최남단, 나루마을 반도유보라 아파트 인근 유수지길이다.

여기도 텅~

바로 좌측이 유수지.



유수지는 요로코롬 생겼다.

원래 여긴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곳인데 근래 들어 꼬마 손님들이 여기에서 뛰어 노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허나 오늘만큼은 텅~



나루고등학교와 국제고등학교 인근을 지날 때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의 광활함을 담다.

여전히 햇볕은 눈부신지라 이 사진을 끝으로 더 이상 세상 그림을 담진 않았다.

구름만 사라진게 아니라 산책로를 걷고 있을 사람들도 사라져 동탄이 텅빈 느낌이 든다.

누군가 고독을 즐기고 있다면 그 누군가를 위한 날이 바로 오늘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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