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따라 해안길로 미끄러져 가는 사이 그리 집요 하던 잡념도 무뎌진 관심에 어느 순간 하얀 파도처럼 흩어져 버리고, 사유는 하얀 도화지처럼 또 다른 낙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념 깃발을 따라 가더라도 정해진 길은 없고, 다만 그 깃발의 말미암아 펄럭이는 순간의 기억이 이 여정의 백미 아닐까?
무심코 지나치는 찰나도 수많은 여행자들이 익숙한지 보드라운 손길로 자연을 그려 흔한 일상은 접고 추억의 채도를 높였다.
동해의 마지막 여정, 묵호 등대 불빛은 졸고 있지만 매혹의 나침반은 혼돈의 유혹도 뿌리치고 강인한 지남력을 따라 그렇게 그렇게 흘러간다.
새천년해안도로(이사부길)은 삼척해수욕장과 삼척항을 잇는 4.6km의 해안 길이다. 동해안 최고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다. ‘이사부길’이라는 이름은 해양 개척에 기념비적인 업적을 세운 이사부 장군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해안 길에는 소망의 탑, 비치조각공원, 해안 데크 등이 조성되어 있어 드라이브는 물론 산책을 즐기며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밤이면 곳곳에 설치된 조형물에 조명이 켜서 근사한 야경도 볼 수 있다. 2021년까지 소망의 탑에서 바다 방향으로 60m, 폭 2.5m의 스카이워크도 선보일 계획이다. 일부 구간에 투명 유리가 설치되어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출처] 이사부길_강원도청
이사부광장을 떠나 매끄러운 7번 국도 대신 해안도로를 선택했고, 바다와 산자락 굽이처럼 구불구불 느리게 나아갔다.
워낙 멋진 경관에 사로 잡혀 이 도로를 지나는 차들은 하나같이 서행을 했는데 해안도로는 과속 단속이 무의미하게 여겨졌다.
천천히 운전하다 작은 언덕이 바다와 도로 사이를 가로막았고, 그 언덕을 오르는 데크 계단이 꿈틀대며 위로 올라갔다.
뭍과 바다를 교묘하게 파고든 작은 언덕에 이런 전망대라니.
비치조각공원 전망대에서 보이는 해안도로는 절묘한 곡선과 휘고 꺾이는 자리를 알차게 그렸다.
덩달아 바다와 산 또한 절묘했다.
묵호에 도착.
이따른 몇 무리 갈매기떼가 청명한 하늘을 가르며 급히 어디론가 이동했다.
바닷가 따라 사람들이 사는 공간이 있었고, 그 너머 백두대간이 구름 옷을 입고 의젓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계속해서 갈매기떼가 지나는데 곗날이었나 보다.
두텁던 구름에서 균열이 일어나 틈 사이로 햇무리가 내려 멀리 수평선에 늘어졌다.
하루가 지기 전 얼른 해상 스카이워크를 둘러본 뒤 도째비골까지 이어지는 여정을 마무리해야 스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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