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한창 나이에 생을 떠난 친구의 흔적을 찾을 겸 금요일 퇴근과 동시에 서울역에서 부산으로 떠났다.
내가 근래 몇 년 동안, 일 년에 두 번 정도 유일하게 부산을 내려갔던 이유였었는데 그 친구가 떠나곤 한 번도 부산을 가지 않았었다.
허나 그 추억들도 이제 묻어 둬야 되기에 여름이 오기 전, 그 흔적들을 마지막으로 찾아 보고 싶었다.
용산역을 지날 무렵, 내 생각을 알아 주는 하늘이 고맙다.
무언가를 보여 주기 보단 그저 덤덤하지만 깨끗한 하늘.
그 소식을 들었을때 난 누구에게도 위로 받고 싶지 않았고 혼자만의 공간에서 흐느끼는게 가장 위로가 되었다.
비교적 먼 곳까지 덤덤하게 틀어 놓은 음악은 때마침 뉴에이지의 잔잔한 파도가 찰랑이며 밀려 온다.
내가 이 부산역 광장에서 얼만큼 설레었고 얼마나 뿌듯해 했던가.
그 친구도 떠나고 나도 부산과 뒤섞인 그 친구를 떠나 보내야만 한다.
다만 2002년 처음 서울에서 알게 된 그 친구의 기억은 마지막 선물로 간직하겠다.
친구야, 다음 세상에선 근심보다도 기쁨이, 우울함보다도 행복이 더 풍성한 생이 되길 바래.
그 간 나를 알아 주고 서로의 기대와 격려와 잊지 않고 꾸준한 관심 감사하고 그런 만큼 불편하지만 네가 잠시 쉬는 곳에서 가장 편안한 휴식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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