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타고 들어온 베란다 정원의 새식구가 훈풍과 따사로운 일광을 먹고 자라 어느덧 화사한 꽃망울을 터트렸다.
평소 이런게 있나 싶을 정도로 내 싸랑을 받을 겨를 없긴 했지만 나른한 휴일 오후에 보고 있노라면 너무 잘 자라 내게 미소 지으며 윙크하는 그 모습이 참 대견해서 가끔, 아주 가~끔 이렇게 사진으로 찍어 둔다.
이 녀석은 꽃이 참 특이하다.
육안으로 봤을 때 이게 꽃인가 싶은데 자세히 보면 꽃 모양을 띄고 있으며 전체적인 컬러가 슷비슷비해서 눈에 잘 띄지 않는 것 뿐.
옆에 지지대는 집에서 쓰던 나무젓가락이구먼.
여타 꽃처럼 화려한 컬러만 없다 뿐이지 새로운 생명의 탄생에 대한 경의로움은 말해 모해.
요염한 자태~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빛깔은 마치 공들여 만들어 놓은 조화 같다.
약간 노출 오버가 되는 바람에 빛 바랜 컬러 같지만 실제 육안으로 본다면 선명한 퍼플에 이의를 달 수 없다.
올 초에 심어 놓았던 솔방울 씨앗이 이렇게 싹을 틔워 파릇하게 성장하고 계신다.
보름 전 사진을 비교해 보면 봄의 양분을 먹고 쑥쑥 크고 있는게 보인다.(일상_20160402)
베란다가 남서향이라 오후가 되면 여과 없이 쏟아지는 햇살 덕분에 가꾸는 화초마다 이렇게 건강하게 잘 자라는데 때론 다른 분들이 키우다 시들해져 곧 사망하기 직전의 화초조차도 울 집에 분양되어서 오면 거짓말처럼 사춘기를 맞이 하는 걸 보면 식물이 어울리기 좋은 환경인가베~
정원에 새로운 생명들로 인해 시간을 빼앗겨 뒤늦게 자전거를 몰고 오산천을 경유하여 오산에 도착, 맑음터공원 인근에 넓직한 꽃잔디(?)밭에 빼곡하게 자라는 핑크 물결이 지친 어깨를 힘껏 펴줄만큼 화사한 물감을 연신 풀어 댄다.
이 다양하고 활기찬 컬러들이 넘쳐 깊게 뿌리를 박고 요지부동일 것만 같던 겨울은 서서히 안심하는 표정을 지으며 물러 날 채비를 한다.
그 신호에 따라 세상은 점점 포근해지고 역동적으로 꿈틀대는데 그와 더불어 웅크리고 있던 내 동선도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해 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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