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정점에 국회의원 선거날.
덕분에 이 좋은 시절을 푸근히 누릴 수 있구나, 하여 얼른 한 표를 행사하고 가까운 동네 산책으로 봄을 만난다.
어느 아파트 단지에 탐스럽게 익은 볼그레한 벚꽃 송이송이들의 유혹에 참지 못하고 들어가 담아 둔 몇 장의 사진들 퍼레이드.
겨울이 만들어 놓은 여백과 새롭게 탄생하는 숨어 있던 색상이 공존하는 봄은 이런 매력이 있어 흔히들 기다리나 보다.
피어 나는 그 새로운 색상엔 향이 불거져 나오고 그 이끌림에 분주한 소리들도 빠질 수 없지.
게다가 겨울에 익숙해진 폐부에 느껴지는 훈풍은 이 모든 늘어진 감각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땅에 붙어 쉽게 지나치기 쉬운 꽃들은 관심이 없더라도 어디선가 열심히 그 매력을 발산 중이다,
성숙해 지기 위한 통과 의례로 꽃 잎을 떨구고 본격적인 도약을 꿈꾸는 벚나무는 불어 오는 훈풍에 그 꽃 잎을 맡긴다.
마치 겨울의 눈처럼 뽀얗게 허공을 가르는 모습을 빗대어 떨어지는 벚꽃잎을 4월의 눈이라 했나 보다.
땅에 닿는 그 순간까지도 그 살랑임을 기억하듯 하늘 거리며 떨어지는 모습이 우아한 여유의 몸짓 같다.
탄요공원 뒷편에서 넓게 바라 보는 언덕에도 이제는 봄이 완연하다.
무감각하던 가로수길은 봄을 만나 멋진 터널로 개량 중이다.
터널에 들어 가기 전, 팔을 한껏 뻗어 환영의 세레머니에 휩싸여 지치고 무료한 시간들을 말끔히 걷어 주는 자연의 함박 터트린 선물을 한아름 안고 있노라면 기다린 보상과 함께 기다려야 될 인내까지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다짐으로 수습한다.
올해 즐긴 만큼 늘 한결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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