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아산은 현충사와 온양온천 외엔 남아 있는 지식이 없었다.
코로나19로 한국 교민들에 대해 관용을 베푼 아산과 진천으로 무작정 떠난 여행이니 만큼 이제부터 알아가면 되는 것 아닌가?
그러다 불현 듯 스친 영상 하나.
인공으로 조성된 가장 긴 은행나무 가로수길이 아산에 있었다는 사실은 여행 전문 유튜버 킴스트레블님을 통해 알게 되었고, 망설임 없이 아산 도심과 인접한 곡교천으로 향했다.(킴스트레블 - https://youtu.be/h6X4NuenhIY)
다음으로 현충사도 반드시 들러야 했는데 때마침 엎어지면 코? 이마! 닿을만큼 지척이라 이동으로 소소하게 소비되는 시간은 아낄 수 있었고, 겨울이라 어느 정도 접근할 무렵부터 '옮다구나!' 한눈에 띄었다.
왠만한 은행나무 가로수길은 여기에 명함을 내밀기 어려울 만큼 큰 키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은행나무가 늘어서 있다.
자로 잰듯 슷비슷비한 키와 간격으로 길을 중심으로 양갈래 늘어선 은행나무는 가을의 대명사와도 같은 곳이라 이 계절엔 튼금 없는 행보이긴 하나 유일하게 민낯을 볼 수 있는 시기로 그저 선비 같은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겨운 일이었다.
이 길이 노랗게 물든 날이면 얼마나 멋진 진풍경이 사람들의 넋을 현혹시키고, 또 어떤 표정으로 넘쳐날까?
인간의 입맛에 맞게 인위적으로 조성된 길이지만 자연의 힘을 빌린 공간이라 매끈한 도로보다 한결 같이 큰 키로 무장된 세월의 흔적을 빗대어 시간의 사연들이 그립던 순간이었다.
더불어 한국 교민들을 보듬어준 아산처럼 많은 생명들을 오롯이 품어주는 나무의 포용이 따스한 겨울의 정취와도 같았다.
모든 계절을 통틀어 종종 걷고 싶어지는 충동을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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