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늦은 피서의 정리_둘째 날

사려울 2013. 9. 2. 15:49


일찍 일어나서 비발디파크 오션 월드에서 열불나게 놀다 보니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노는데 정신도 없었고 엑백수를 위시해 모든 방수 기능이 없는 돼지털 제품들은 물이 쥐약이라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물놀이에 온통 관심과 시간이 집중되어 껍질이 홀라당 태워 먹었는 광영(?)의 징표를 남겨 두게 되었다.

오전부터 시작해서 오후3시까지 식사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는 물과 함께 데이트에 집중한 후 속초로 고고씽~

가는 길에 미시령 터널을 지나 온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 해 주는 울산바위의 환영을 뒤로 하고 바로 속초로 가게 되었다.

확실히 맑디맑은 공기의 천국인지 가을하늘처럼 드높은 하늘의 색상에서 심연의 깊이가 느껴지더라.



시건방진 자세로 앉아 무언가에 몰입하고 계신 요 분은 내 조카 되시겠다.





여기 오기 전 속초 지인을 통해 추천 받은 영랑호 부근 횟집 너머 설악산의 하늘과 구름과 일몰이 한 데 어우러져 있는 모습을 보곤 곧장 셔터를 눌러 댔다.

횟집에 들어가 해삼모듬회를 시켰는데 덩달아 나온 물회에 모처럼 맛보는 스~원함이 만족스러웠다.

회는 가짓수가 많은데다 '관광지엔 식음료 단가가 비싸다'는 편견을 충분히 만회시켜 줄 만큼 동네 사람들이 어울리는 곳이란다.

어항에서 나를 째려 보는 거시기와 복치랑 주둥이 박치기 중인 조카 녀석의-사실 이건 내가 협박해서 연출한 거임-특이한 사랑을 담아 봤는데 왠지 어울리는 한 쌍이 아닌가 싶다, 쿨럭!

먹은 음식은 지인에게 추천해도 전혀 손색 없지만 이 포스트는 맛자랑 멋자랑이 아닌고로 패쑤!




횟집에서 나올 무렵엔 땅거미가 어딘가로 빠르게 숨어 들고 있었고 10여분 정도 걸어서 방파제로 넘어 올 무렵엔 많이 시들어져 버렸다.

그래도 그 선명한 원색의 어우러짐이 얼마나 화려하게 각인되었던지 한 자리에 멍하니 서서 마지막까지 여운을 감상하게 되면서 일행의 뒷모습을 담게 되었는데 이내 남아 있던 색감마저 암흑에 도치되어 버리더라.

발걸음을 돌리기 아쉬워 대기를 휘젓고 다니던 죄 없는 등대와 도시 불빛을 낚아 채 버렸는데 ND필터를 적용한 상태에서 장노출을 하는 사이 장난끼 많은 조카 녀석들의 자취가 잔상처럼 남아 있다.

협박을 해도 앞에서 알짱거리길래 어쩔 수 없이 그냥 놔둬버렸더니 결과적으로 사진은 재미 있게 나와서 참길 잘 했다 싶다.

역시 내가 참아야 되는겨.


이렇게 숨가쁘게 논다고 바쁜 하루를 보내고 주문진에 미리 잡아 놓은 숙소로 가서 하루를 내려 놓을 무렵 내 카메라와 맥북 배터리가 소진되어 충전할 방법이 막막해져 버려 '이번 사진 놀이는 쫑났구나'할 무렵 용케 충전할 수 있는 케이블을 숙소 측 관리사무소에 빌릴 수 있었고 마지막 날인 이튿날 그 여정의 기록을 무리 없이 기록할 수 있게 되었으니 요기서 둘쨋날 마무리~

이번 일정 중에 가장 알차고-사진 결과물로 봤을때- 빡빡한 일정으로 보낸 셋째 날이 있으니 기대하시라~ 뚜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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