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냥이_20241228

사려울 2025. 3. 4. 23:49

하루 집을 비웠다고 녀석의 다정한 껌딱지 본능한 변하지 않았다.

이건 완전 자동 껌딱지 기능이라 해야 되나?

좌식 책상에 앉으면 여지없이 무릎 위에 올라와 처음엔 집사가 뭘 보는지 멀뚱히 쳐다보다 빛과 같은 속도로 잠들어 버리는 건 녀석의 장기 중 하나.

어디든 손을 뻗으면 녀석의 베개가 되었고, 집사는 녀석을 위해 적당한 묘체공학적 계산으로 손을 뻗었다.

저 친근하고 보들보들한 느낌은 어떤 스트레스가 쌓여도 잠시 잊도록 만들어 주는 마법이 숨어 있어 녀석은 집사를 반겼고, 집사는 녀석에게 위안을 받았다.

뭐 그렇다고 맨날 스트레스 받는 건 아니었지만 그만큼 중독성 강한 끌림과 몰입이 있긴 했다.

그러다 녀석이 정말 숙면에 빠져들면 입은 맹구처럼 헤벌레 벌려지고 그 안에 있던 핑크빛 생고무가 그 하찮은 입술을 비집고 나와 탈출의 의지를 드러냈다.

하찮은 입술과 더 하찮은 코와 볼탱이를 만지며 늘상 느끼는 점, 하찮은 것들이 모여 뭔가 그럴듯한 또 다른 하찮은 게 만들어졌다.

결국 냥이들 주뎅이 일대는 하찮을 수밖에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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