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이는 독립적이기 때문에 혼자서도 잘 지낸다는 건 대부분 냥이의 습성을 모른 채 댕이의 배경지식으로 재단한 편견이다.
행동은 독립적인 척, 시크한 척 하지만 따스한 심장을 가진 생명들과 같이 정이 들면 가족의 정겨움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그래서 집에 있는 동안 늘 붙어 있으려 하고 요구사항을 표현한다.
녀석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건 내게 있어 여가며 휴식 중이란 의미라 서로 왠수가 된다.
그래도 눈치가 있어서 커피를 마신다거나 음악을 들을 때 옆에서 옆에 찰싹 달라붙어 기다린다.
그러면 콩고물이라도 떨어지는 걸 아는지 한 단락이 끝나길 기다린다.
커피 한 잔 마시는 동안 뻗은 다리에 기댄다.
그러면 커피를 다마시게 되면 자연뽕으로 움직이는 걸 알고 그때를 기다리는 나름 녀석의 잔꾀다.
커피를 가지고 쇼파로 자리를 옮기면 눈앞에서 요지부동.
저 애틋한 눈빛 어쩔!
날이 많이 어두워지기 전에 선자령 여정을 준비해야 되어 부득이 녀석과 놀아주는 대신 태블릿으로 쥐 잡는 게임을 틀어주자 엄청나게 몰입했다.
이렇게 태연히? 건방 떨다 가끔 날리는 냥펀치는 전광석화 같았다.
평소 느긋한 행동을 보며 이러다 쥐 잡겠냐? 했지만 냥이는 냥이다.
처음 자세를 그대로 유지한 채 20분 정도 태블릿에 빠져들다 스멀스멀 밀려오는 졸음이 참기 힘들었나보다.
낮잠 자야될 시간이 훌쩍 지나 눈이 감길만도 하다.
한바탕 열심히 쥐잡이를 끝내고 낮잠 타임.
몇 시간 잠들 때가 많아 집안에 평온이 깃든 시간이었다.
그 평온을 뒤로 하고 저녁 식사 후 선자령으로 가는 길목, 원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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