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냥이_20240112

사려울 2024. 1. 21. 03:56

창가에서 한잠을 청하던 녀석의 이불이 되어 주던 따사로운 햇살이 숨어버려 이내 보드라운 모포와 쿠션을 덮어줬다.
새록새록 잠든 표정 너머의 세상에서 광활한 꿈을 담는지 여간해서 깨지 않고 단잠에 유영했다.
그로 인해 녀석의 이 모습을 뒤로하고 경주로 출발.
예정대로 겨울 동해 바다의 알싸한 바람, 짙은 파랑의 하늘과 바다, 그리고 두 존재의 만남으로 인하여 곧게 그어진 심연의 파랑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한잠이 든 녀석에게 어미의 품처럼 따사로운 햇살이 이불처럼 감싸줬다.

생활 소음에도 녀석의 반응이 없다는 건 그만큼 녀석도 불편하지 않다는 방증이겠지?

어미 품을 떠나, 사람에게 버림받은 녀석에게 새로운 가족이 되어준 내가 보드라운 모포와 쿠션을 덮어줬다.

그걸 아는지 녀석은 눈인사로 화답했다.

그 꿈이 얼마나 달콤했는지 여간해서 깨지 않았고, 그래서 녀석의 이 모습을 잔상으로 남긴 채 경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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