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냥이 마을_20200423

사려울 2021. 11. 23. 02:10

복합문화센터 뒤뜰에서의 휴식을 끝내고 곧장 냥이 마을로 향했다.

대기가 맑은 데다 화창한 날씨는 덤이라 반석산을 한 바퀴 돌아도 여전히 발걸음은 경쾌했다.

10kg짜리 냥이 밥을 구입한 덕에 당분간 녀석들과 울 냥이에 대한 식사 걱정은 안 해도 될 거 같아 그만큼 녀석들을 찾아오는데 부담도 없었다.

마을에 도착해서 이제는 낯익은 녀석들은 알아서 총총걸음으로 모이며 주위를 맴도는데 처음에 3 녀석이 보여 3 그릇을 나누어 줬고, 뒤따라 두 녀석이 오자 먼저 배를 채우던 녀석 둘이 자리를 양보했다.

식사자리에 가장 먼저 입을 대는 녀석은 치즈얼룩이와 검정얼룩이로 녀석들은 전혀 망설임 없이 식사를 하는데 가끔 식사 중에도 다른 밥그릇에 옮겨 다니며 식사를 하는데 다른 녀석들도 전혀 거부반응이 없는 걸 보면 무척 질서 정연하고 화목한 마을 같다.

또한 두 녀석은 우선 식사를 하면서도 어느 정도 식사를 했다 싶으면 다른 녀석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데 기다리던 녀석들도 두 녀석 눈치를 예민하게 보지 않는 걸 보면 누가 먼저 먹더라도 전혀 이상할 게 없어 보였다.

여전히 경계가 많은 까칠한 삼색이는 멀찍이 떨어진 그릇으로 식사를 하는데 다른 녀석이 다가오면 하악질을 하긴 해도 적대적인 건 아니다.

내게 가장 먼저 마음을 연 얼룩이 녀석은 어느 순간부터 거리를 좁히다 자연스레 스쳐 지나간다.

마을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달려온 세 녀석들한테 똑같이 밥을 나눠주자 자연스럽게 식사를 시작했다.

두 녀석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을 열었고, 삼색이는 가까이 다가오면서도 경계심은 늦추지 않았다.

그래도 옹기종기 살아가며, 함께 식사하는 이 모습이 보기 좋고 뿌듯하다.

식사 중에도 예민하게 주위를 경계하는 삼색이와 달리 다른 녀석들은 그리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포만감이 충족되었는지 치즈얼룩이는 자리를 뜬다.

멀찍이 행인이 지나가자 특유의 경계하는 눈빛, 일동 우로~ 봣!

얼룩이도 식사를 끝내고 한발 물러서 쉬고 있다.

치즈얼룩이 어미인 치즈뚱이가 조심스레 다가왔다.

까칠한 삼색이도 식사를 끝내고 한쪽으로 물러나 식후 행복을 즐기는 중이다.

치즈뚱이 아이도 뒤따라 다가와 치즈뚱이 식사에 입을 보탠다.

그러면 늘 치즈뚱이는 식사를 양보하는데 어차피 넉넉하게 식사를 챙겨 와서 아이가 다 먹더라도 어미를 챙겨줄 여분이 있다.

삼색이가 조금 아쉬운가?

다른 녀석이 없는 그릇에 얼마 되지 않지만 좀 더 식사를 하곤 자리를 완전 물러났다.

얼룩이는 어느새 멀찍이 떨어져 식후 휴식을 즐긴다.

아이들이 모두 식사를 끝낼 즈음해서 식사를 시작한 치즈뚱이는 경계심 많으면서도 캣맘과 대디를 알아차리고 주변을 서성인다.

이 날도 어디선가 한참을 지켜보고 있었겠지?

치즈태비가 식사를 끝내고 뒤로 물러나 쉬는 중.

주변을 함께 맴돌며 일상처럼 생활하는 녀석들을 하나하나 훑어보며 친해지려 했다.

이렇게 오며 가며 눈도장 찍으면 녀석들도 점차 마음을 열겠지?

길냥이 특성상 조급할 필요는 없다.

삼색이도 이제 식사를 완전 끝내고 쉬는 중이다.

냥이 마을에 어울려 살면서도 다른 냥이들한테 까칠한데 그래도 저 모습을 보면 무척 인물 좋다.

다른 냥이가 가까이 오면 가끔 하악질은 하지만 함께 섞여 살아가야 되는 숙명을 알고 있는지 웬만하면 인상을 붉히지 않고, 다른 녀석들은 더할 나위 없이 화목해서 그게 보기 좋아 다시 찾게 되는데 자주 들르지 못하지만 가끔 시간의 여유가 주어질 때 산책 겸 냥이 마을을 직접 오게 되면 순수한 생명을 따라 순수한 어울림을 배우게 된다.

이번 봄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틈틈이 내 발길이 닿는 걸 보면 난 인간들과 다른 녀석들을 보며 사회의 얼룩을 지우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반응형

'일상에 대한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냥이 마을을 돌아 석양이 지다_20200425  (0) 2021.11.23
냥이_20200425  (0) 2021.11.23
일상_20200423  (0) 2021.11.23
냥이_20200423  (0) 2021.11.18
냥이 마을_20200421  (0) 2021.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