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에 대한 사색

내겐 좀 특별한 물통, 바이오탱크_20170505

사려울 2017. 7. 31. 22:15


가끔 다니는 여행에서 불현듯 밀려드는 갈증은 악어와 악어새, 피부와 모낭충 관계처럼-부적절한 비교일 수 있으나- 필론의 공생관계다.

정신을 잠시 주머니에 넣고 주변 (신선한) 생소함에 몰입한 채 여행을 하고 있노라면 갑자기 밀려 오는 갈증을 막는 딱 하나의 방법, 걍 약수터에서 물 한사발 들이키면 마치 꿀을 풀어 놓은 듯 무척이나 달다.

그 단맛과 속 시원히 가려운 곳을 긁어 주듯 갈증을 단번에 해소해 주는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 오려고 창고 속에서 빛바랜 물통을 끄집어 내었는데 워낙 오래 쳐박아 둔 탓에 물통 뚜껑을 열자 환경호르몬 삘 나는 악취가 진동을 한다.

이 물통은 내게 참으로 특별했던게 음성 금왕의 제약회사에 근무하던 시절 엄청시리 고마웠던 은사께서 정수기 대용으로 이 물통을 선물해 주셨고 그 아릿다운 기운이 깃들어 있는지 생수를 한 통 떠서 놔두면 며칠 동안 물에 변질되는 냄새가 전혀 나질 않았다.

매직인가? 아니면 이 물통 소재가 바이오 세라믹이 찔끔 들어간 플라스틱이라 원적외선 또는 은의 힘인가?

제약 회사와 뚝 떨어져 있던 숙소가 워낙 외톨이라 들어오는 순간 외부에 나가기 서글퍼 집 안에 칩거하다 시피 했는데 아주 가끔 만들어 먹는 밥에도 이 물통 덕분에 그나마 밥하기 수월 했다지?

장호원 그릇가게에서 몇 천 원하던 다른 물통 몇 개를 말아 드실 정도의 몇 배 가격이 미친 먹튀가 아니었다지?

2006년에 선물 받았던 이 물통이 몇 년 사용하지 않고 창고에 쳐박아 뒀다고 이렇게 쓸모 없어져 버린 아쉬움에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 같은 제품이 여전히 판매 중!!이다.

망설임 없이 12리터의 같은 물통을 사면서 8리터 짜리도 하나 더 구매, 다가올 여행에 가지고 다니면서 물이나 실컷 마셔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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