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멤버들과의 2015년의 마지막 만남은 대학로 연극 관람으로 대망의 한 해를 마무리 했다규.
장진 특유의 해학이 넘치는 작품이래나, 그리하야 퇴근 후 신속하게 대학로에 가서 커피 한사발 마시면서 설렘을 다독거렸다.
연극 시작 30분 전에 도착했을때 잠시 서 있을만한 공간이 있다면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일 정도로 인산인해(?)였고 극장에 입장해서도 빈자리가 없을 만큼 만원이라 기대감은 덩달아 급상승.
극장 입구에 장진감독이 자리를 지키고 있고 잠시 후 응답하라 1988에 선우역을 맡았던 고경표가 왔다.
티비에서 보는 그대로 별 괴리감이 없는 생얼에 특유의 썩소.
아이폰으로 촬영해도 선명하게 나올 만큼 가까이 있었지만 그냥 보는 걸로 만족하고 극장으로 입장했다.
약간 뒷자리를 예약해서 자리에 앉자 마자 인증샷을 담았는데 지금까지 갔던 다른 극장에 비해 좀 넓직하고 좌석간의 고도차이가 좀 적었던 덕에 뒷자리 임에도 눈 높이와 별 차이가 안 느껴졌다.
연극은 장진 특유의 언어 유희를 통해 시시때때로 웃음보를 자극하는, 여지 없이 장진식 작품이었다.
특히나 관객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적재적소에서 활력소를 불어 넣어주는 배우 또한 능청스런 연기는 여전히 돋보였다.
특히나 2인역인줄 조차 모를 만큼 완전히 자신에게 딱 맞는 옷처럼 능수능란한 변신을 선보인 배우 이창용은 차라리 그런 끼가 없다라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오버액션으로 눈살을 찌뿌릴 상황이었건만 그 마저도 눈치 채지 못할 매끈한 연기로 어느 샌가 그의 대사를 기다리기까지 했다.
이태리어로 몇 마디 대사를 했던 그 말은 알고 보면 주변에 널린 단어들이었다.
까르보나라~
전체적으로 탄탄함을 잃은 탓에 결속력이 느슨해지고 천연덕스럽게 진행되어야 될 스토리가 엉성해지는 작품이었건만 역시나 배우들의 호연기에 어느 정도 잊을 수 있었기에 아쉽지만 만족이 더 도드라진 작품이다.
의외로 중년의 관객들이 객석을 많이 차지 하고 있는걸 보면 장진의 힘인가?
춥지 않았지만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가 자칫 센치해질 수 있는 연말에 이렇게 삶을 잠시 잊어 보는 연극이나 영화는 참 좋은 재미 꺼리 같다.
다른 해와 비교해 내 시간을 십분 활용했던 2015년을 떠나 보내는 마음은, 그래서 더 아쉽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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