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기습적인 눈꽃_20150118

사려울 2015. 8. 22. 18:43

밤이 되자 급작스럽게 대기를 가르던 눈송이가 금새 소복히 쌓여 탐스런 눈꽃을 만들기 시작했다.

함박눈이 내릴 때만 부드러운 층을 겹겹이 쌓아 풍성하게 피는 눈꽃은 눈이 그치고 나면 점점 사그라 들면서 품고 있던 겨울 바람들을 떠나 보내버리고 이내 시들어 버린다. 





새하얗게 얼린 우유를 곱게 갈아서 만든 눈꽃 빙수처럼 잡다디한 스펙트럼을 흡수해 버린다.



눈꽃은 차별이란 걸 모른다.

어디에 나려서 만개하든 겨울의 움츠러든 빛깔들을 눈꽃의 화사함을 입혀서 풍성하고 눈부시게 복돋아 준다.






극단적으로 추운 겨울일지라도 눈꽃의 그 미세한 꽃잎들은 부드럽게 찬 겨울 바람들을 감싸 품고는 목화솜처럼 풍성하고 떠다니는 구름처럼 보드랍고 벚꽃보다 더 화사해서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겨울을 잊게 만들어 추위에 지친 세상을 위로해 준다.






싸늘한 시간들이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잡고 있을지라도 피어나는 눈꽃은 그 시간들을 포근히 덮곤 잠시나마 미소로 변이시킴으로써 잠시 후 눈이 그치고 나면 자연은 올해 겨울을 추억하려 안간힘을 쓸 것이다.

평이한 일상을 추억하게 만드는 눈꽃은 어쩌면 대자연의 어머니 품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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