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겨울과 봄의 경계에서_20160301

사려울 2016. 12. 2. 01:07

오는 계절을 기다리듯 가는 계절에 대한 아쉬움은 변명하지 않더라도 늘 남기 마련이다.

순리에 따르는 자연을 내가 좋다고 붙잡은 들 길들여진 내 충동이 늘 감동 받을 순 없는 노릇인걸, 소중한 건 가까이 있던 일상의 모두가 잠시 떨어져 있을 때 깨닫는 만큼 욕심으로 저울질 하는 건 얄팍한 잣대일 뿐이며 우매한 타협에 채찍질만 하는 것.



겨울의 미련 같지만 바라보는 시선이 겨울이라는 편견으로 봄의 흔적을 갈망하면서도 제대로 찾지 않는다.

그러나 어딘가에 분명 봄은 와 있을 거다.





그러다 촉촉히 내린 비에 봄을 마냥 기다린 사람처럼 우산에 의지해 행여 소식을 좀 더 일찍 들을 새라 비 내음을 더듬기 시작했다.



작년 가을, 영양에서 부터 동행한 솔방울의 씨앗이 잊고 있던 존재감을 각인시키려 어느새 보드라운 흙이불을 걷어 내고 잠에서 깨기 시작했다.(영양에서 가을을 만나다_20151024)

봄도 맞이하고 건조했던 삶의 감각도 깨우려는, 금새 정든 친구로써 나에 대한 배려일 거다.



새로운 생명의 계절이 아닐까봐 까치들은 먹이를 나르느라 분주하다.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있는 어미 까치는 봄이 가져다 주는 먹이를 냉큼 낚아서 가족과 함께 진한 봄기운을 한차림 가득 올려 놓았겠지?





며칠 지나 들판은 드뎌 내가 주었던 관심의 표식으로 일관된 색을 깨고 균열을 만들며 그 틈에 다른 잡념들이 밀려 들새라 다가올, 맞이할 계절인 봄을 싹트기 시작했고 코를 가까이 가져 가지 않아도 강렬한 파동을 뿌려 기억 창고에 켠켠이 쌓여 있던 봄의 향기를 복돋워 움츠러 있던 감각들을 떠올리곤 어색한 낯섬 없이 일상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해후의 향그로움이 마치 매일 느꼈던 착각인 양 편안하게 받아 들일 줄이야, 자연의 배려심을 언제 다 배울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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