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강릉 가는 길_20210629

사려울 2023. 2. 1. 11:31

동해, 삼척 가는 길,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굵은 장대비가 내리던 날이었는데 대관령을 지나자 다른 세상인 양 화창하다.
피서를 대신한 이번 여름 마지막 여정은 당초 계획했던 담양/순창을 대신하여 급하게 날조한 계획이지만 대신 처음 가보는 여행지를 끼워 충분히 심적 보상이 되리라.

횡계를 지나 대관령터널에 진입하기 전, 마치 영화 mist를 연상시키는 연무가 자욱했다.

대관령 터널 하나를 지나 동해 바다가 보일 것만 같음에도 두터운 운무로 영동지방 날씨를 예측할 수 없었다.

동해바다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었다.

6 터널에 진입하기 전, 7 터널 중 어찌 보면 제대로 된 마지막 터널인 셈이다.

강릉이 가까워지자 한순간 운무는 걷히고 화창한 하늘을 드러냈다.

동해고속도로에 진입하여 옥계 방면으로 운행 중인데 구름은 여전히 무겁지만 하늘은 민낯을 보였다.

지면 또한 비의 흔적은 전혀 없이 뽀송 그 자체.

화마가 할퀴고 간 밥봉을 지날 무렵, 비가 없는 세상이 신기한 나머지 옥계를 지나쳐 버렸다.

'바다가 보이는 휴게소'란 모토로 화장실 내에서 조차 망망대해 동해를 감상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고속도로 휴게소였다.

이 무렵 해는 서산으로 완전히 기울어 자취를 감추고 남은 땅거미의 빛이 동해를 밝혔다.

이틀 간의 영동지방 여정은 이로써 발을 담그고 자연의 터전에 몰입을 시작했다.

반응형

'일상에 대한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력의 고유명사, 장호항_20210630  (0) 2023.02.01
구름도 연모한 수로부인 헌화공원_20210630  (0) 2023.02.01
냥이_20210629  (0) 2023.02.01
석양_20210628  (0) 2023.02.01
냥이_20210628  (0) 2023.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