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여유를 부려 정처 없이 동탄을 방황했다.이미 해는 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태라 부쩍 짧아진 낮을 실감케 했고, 일찍 찾아오는 밤에 쫓기듯 잰걸음으로 발길 닿는 대로 돌아 다녔다. 올 가을은 그리 자주 다니지 않아 가을색이 만연해지는 이 거리를 잊고 지냈다.아직 계절 옷을 덜 입어 은행나무 가로수조차 연녹색으로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여느 지역의 가을처럼 금새 물들었다 낙엽으로 한 해를 마무리할 터라 틈틈히 다니며 구경하기로 했다. 오산천 산책로를 밟기 전, 가을이 이제 막 젖어들기 직전이 아닌가 착각이 들만큼 계절에 둔감하다. 전날 내린 가을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심적인 여유가 충만한 가을처럼 누가 볼새라 금새 달아나 버리던 빗방울은 아직 풀입 위에 남아 여유를 부린다. 인공 여울은 갈대 세상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