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3

석양이 들 무렵 한옥마을_20191009

이제는 전주 하면 한옥마을이란 공식이 몇 년 전부터 생겨 하나의 관광 명소가 되어 버렸다.곡성 형과 헤어져 다시 차를 몰고 전주로 들어왔고, 딱히 목적이 있었던건 아니지만 지나는 길에 노상 주차가 아주 길게 늘어선 도로를 지나며 전주천 너머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흥에 겨운 소리가 넘쳐 나는 한옥 마을임을 쉽게 알아 챌 수 있었다.때마침 공연장 부근을 지날 무렵 주차가 가능한 공간을 발견하고 얼른 주차한 뒤 흥겨운 소리를 따라 도로를 건너고 강을 건넜다. 이미 석양을 본 마당에 길게 돌아 다닐 순 없어서 전주천 일대를 끼고 있는 마을을 둘러 보고 기왓장이나 몇 장 건져 보려 했는데 사람들이 많아 한적한 사진을 찍는 다는게 수월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석양에 비낀 돌다리 건너는 사람들이 인상적이라 초점을 흘..

작별, 그리고 아버지 성묘_20190306

대구에서 하루 밤을 보내고 일어나 오마니 뫼시러 합천으로 향하는데 최악의 미세 먼지 습격이다.대기가 뿌옇게 짓눌려 있는 건 기본이고 마치 자욱한 안개가 끼인 양 텁텁한 공기 내음까지 한 몫 한다.근래 들어 전국적으로 최악의 미세 먼지 농도란다. 합천에 오마니 모시러 가는 길, 지도가 가르쳐 준 길을 따라 카페에 들러 잠시 여유와 따스한 향에 취해 본다. 처음 만난 친지-외가 쪽이라 외삼촌, 외숙모-를 모시고 따스한 진지상 한 번 대접해 드리겠다고 했더니 마실에 만만히 다니시는 백반집으로 가신다.백반도 좋지만 평소 잡숫는 식사보다 좀 특별한 대접을 해드리고 싶었는데 한사코 거기로 가시는 고집을 어찌 꺾을 소냐.헤어질 시간이 다가와 작별 인사에 또다시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께 뒷모습을 보이며 터벅터벅 걸어오는..

산중에서의 차 한 잔, 백년찻집_20151212

팔공산 자락에 고급 음식점이 즐비한 곳에서 오랫 동안 장수하는 백년찻집을 처음 간 건 새천년 전으로 기억한다. 그러던 중 경주 보문단지에서 감포 넘어 가는 옛길이 지나는 추령재 고갯마루에도 우연찮게 있다는 걸 알고 2007년 찾아갔더랬다. 특별히 그 집 차향이 그립다거나 강렬해서라기 보단 같은 자리에서 묵묵히 돌아가고 있단게 참 기특하고 대견해서 대구 간 차, 으슥한 밤에 찾아갔고 비교적 늦은 밤임에도 멀리서 알아 볼 수 있을만큼 톡특한 풍광의 빛을 은은히 발하고 있었다. 그 시간에 사람이 올까?왠걸!출입구 가까운 자리에 앉을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대부분의 자리엔 이미 찾잔이 놓여져 있고 이야기 나누는 소리가 오고 갔다.들어가는 입구부터 공간공간 놓여져 있는 소품들이 예전과 별로 변하지 않았다.그런 뚝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