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4

자연과 문명의 접점에서, 용담호 자연생태습지공원_20210514

꽃동산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긴 하나 묘하게 시간이 맞지 않아 발걸음을 돌리고 위안 삼아 찾아간 습지공원은 텅 빈 공간이나 다름없었다. 규모가 제법 큰 만큼 많은 손길을 거쳤음에도 그 지독한 고독을 벗기 위한 집착인지 꼭꼭 숨겨둔 빛결을 꺼내 만개한 공작의 날개처럼 공원의 봄빛은 사방으로 활짝 폈다. 진안읍에서 가까운 꽃동산은 코로나19로 출입이 안되어 하는 수 없이 방향을 틀어 용담호 생태 습지 공원으로 향했다. 너른 주차장은 차량이 두 대, 하나 나머지 한 대는 공원 작업 차량이었다. 용담호 자연생태습지공원은 2009년 완공된 공원으로 인공습지와 자연습지를 비롯하여 관찰데크, 탐방로, 출렁다리, 18홀의 파크골프장이 조성되어 있고 진안읍과 자전거 도로가 연결된 대규모 습지 공원이었다. 원래는 언건마을..

작은 절경과 호수를 질주하다, 운일암반일암과 용담호_20200615

운장산 칠성대를 벗어나 용담호로 가는 길목에서 힘찬 물소리에 이끌려 잠시 쉬어간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길을 따라가던 중 불영계곡을 축소한 듯한 작은 계곡에 작은 팔각정을 만났고, 그 자리에 서서 공간을 가득 채우는 여울 소리에 남은 사념을 풀어헤친다. 검룡소에서 처럼 일체 소음이 배제된 흐르는 물소리에도 작은 위안을 받을 수 있다. 도덕정에 잠시 멈춰서 바위가 연이은 계곡의 비경과 물소리를 감상한다. 같은 쉼표라 할지라도 이왕이면 선이 굵은 점을 찍을 수 있었다. 팔각정은 잠시 오르막으로 소소한 높이에서 굽이치는 물살과 소리를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다.

멋진 산행과 설레는 경험, 칠성대_20200615

사방이 볼거리로 가득한 운장산 서봉인 칠성대는 자고로 혼탁해진 시야와 가슴을 틔우기 안성맞춤이다. 무진장이란 말처럼 무주, 진안, 장수 트리오가 한결 같이 빼어난 백두대간에 기대어 절경도 품고 있지만, 무엇보다 이 일대 젖줄이 용솟음치는 곳이기도 하다. 계획했던 대로 무주는 작년에, 진안은 올해 그 땅을 밟으며, 먼 길을 달려온 수고로움을 멋진 보람으로 승화시켜 주는 곳, 그래서 차곡히 쌓은 기대가 꽃망울처럼 만개하여 숲의 향그로움처럼 뿌듯한 내음이 온몸을 전율시킨다. 칼끝 같은 아찔한 능선길이지만 우거진 나무숲이 두려움을 마취시키고, 막연히 뻗는 후회의 유혹을 떨칠 수 있도록 숲의 틈바구니 사이 절경은 목적지까지 동행해준 버팀목이다. 이쯤의 노력으로 절경을 볼 수 있는 곳인데 왜 그간 결단의 주저함에 ..

호수에 빠진 가을이려나, 옥정호_20191010

옥정호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 다시 찾은 국사봉 전망대는 하늘 아래 모든 세상이 가을에 빠져 경계를 끝없이 확장하고 있었다.국사봉 전망대는 팔각정이 아니라 국사봉을 오르다 보면 산 중턱 지점의 데크가 깔린 곳으로 왜 옥정호를 찾게 되고, 왜 국사봉에 오르는지 충분히 짐작이 가며, 여러 멋진 사진보다 그 자리에 서서 눈 앞에 펼쳐진 전망을 여과 없이 바라 보게 되면 그 진가를 이해할 수 밖에 없다.그와 더불어 지상에 나린 가을은 옥정호가 솟구치고 붕어섬이 꿈틀대는 착각 마저 들게 할, 비유하자면 전주 비빔밥의 풍미를 극대화 시키는 감칠맛 나는 양념일 수 있겠다. 주차장 초입에 이런 이정표가 손을 흔들듯 반긴다.어느 블로거가 올린 이 사진을 보며 이제야 제대로된 길을 찾았다는 안도감, 그리고 이정표가 가진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