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 3

대구는 이미 봄으로 익었다_20180515

5월 중순이면 봄 재킷을 걸치고 출퇴근 하기 적당한 때이거늘 대구는 벌써 얇은 반팔 셔츠가 적당한 시기가 되어 버렸다. 햇볕이 따가운 건 둘째 치고 공기 자체가 벌써 훈풍이라 얇은 외투라도 걸치는 순간 땀이 등짝을 간지럽힌다. 캠퍼스 나무 숲은 이미 서로 햇살을 훔치려는 나무 가지들이 빼곡히 하늘을 막고 있어 울창해지기 시작하는 그늘이 생기면서 그 그늘 밑으로 부는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질 정도로 더위가 가까워졌다.오후 3시면 하루 중 가장 공기가 뎁혀진 때라 나무 그늘에 그 많은 벤치가 학생들로 촘촘히 채워져 있다.학업 첫 날은 전 날 소주 한 사발에 늦은 도착으로 하루 종일 졸음이 밀려와 실제 하루 두 번 마시는 리터 용량의 커피도 효력이 없어 곤혹을 치렀다.가장 앞 줄에 앉아 하염 없이 허공을 향해 ..

춘곤증엔 장사 없다_20180502

강의 이틀 째 되는 날, 점심 식후에 쏟아지는 춘곤증엔 장사가 없다는 말을 실감케 하는 장면. 내 짝꿍은 꿈나라에 무아지경이다.아주 건강한 체질에 성격 호탕한 친군데 역시 춘곤증 앞에선 무기력 해져 사진을 찍어도 모른다.뒤돌아 강의실을 한 바퀴 둘러 보니 역시 춘곤증에 제압당한 학우들이 넘쳐 난다.장사도 쓰러 뜨리는 춘곤증은 진정한 승리자였다.

졸음_20170924

광주에서 출발한 고속열차는 이내 동탄역으로 도착했고, 집으로 가는 택시가 잡히지 않아-카카오택시를 이용하면 도착지가 노출되어 어중간한 거리를 갈라치면 택시 잡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하는 수 없이 집 부근으로 갈 만한 버스를 탔다.근데 바로 앞에 앉으신 중년 여성 분은 우산을 거꾸로 잡은 채 졸면서 연신 고개를 꾸벅이는데 우산에 이마를 찌를 듯 위태롭다.마치 자뻑하는 자세?보는 내내 찌를 까봐 눈을 떼지 못하고 사진을 한 장 찍자 일어나 목적지를 지나쳤는지 이내 자리를 뜨고 하차하신다.지금도 그 분 잘 계시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