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도길 3

섬진강과 수많은 능선 사이, 용궐산 잔도길_20211221

채계산과 더불어 섬진강 따라 가공된 길을 찾아 순창에 도착, 극심한 미세먼지와 포근한 겨울의 공존은 따로 뗄 수 없는 명제가 되어 버렸다. 이왕 겨울을 누릴라 치면 살을 에는 추위와 함께 청명한 대기를 선택하겠지만 내 의지와 도전을 대입할 수 없는 자연의 위대함에 차라리 퍼즐 조각 맞추듯 기억을 채색시키는 편이 낫다. 잠깐의 가쁜 숨을 달래면 위대로운 바위벽에서의 아찔한 육감도, 산을 뚫고 바다로 달리는 섬진강의 번뜩이는 의지도 가슴을 열어 장엄하게 누릴 수 있다. 이왕 순창에 왔다면 칼바위 능선도 감상했다면 좋으련만 걷잡을 수 없는 욕심으로 고개를 쳐드는 결정 장애를 어쩌나!용궐산 순창군 동계면 강동로에 위치한 용궐산(645m)은 원통산에서 남진하는 산릉이 마치 용이 자라와는 같이 어울릴 수 없다는 듯..

짧은 아쉬움, 단양강잔도_20210616

단양강잔도 총 길이 1.2km의 단양강 잔도길에는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남한강 암벽을 따라 잔도가 있어 트레킹의 낭만과 짜릿한 스릴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야간조명을 설치함으로써 2020 야간관광 100선에 선정되어 단양군을 체류형 관광도시로 이끌고 있는 곳이다. 인근의 이끼터널, 만천하 스카이워크,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수양개 빛터널 같은 볼거리도 조성되어 관광, 지질, 역사를 아우르는 체험을 제공한다. [출처] 단양강 잔도 – 대한민국 구석구석, 한국관광공사 오래 걸어도 다리는 즐겁고, 눈부신 하늘을 우러러도 눈은 시리지 않다. 아쉬운 건 단 하나, 시간일 뿐. 자연의 경계에 날카로운 길을 만들어 신선의 기분을 엿볼 수 있다. 무분별하지 않으면서 묘한 조화로움으로 과하거나 허하지 않게 딱 알..

남한강 물결처럼 단양에서 느리게 걷다_20191212

전날 퇴근과 함께 서두른다고 했음에도 밤늦게 소선암 휴양림에 도착했다. 미리 예약한 휴양관에 들어서자 미리 지펴 놓은 보일러 훈기가 긴장을 녹였고, 이튿날 오전 느지막이 숙소를 나서 미리 예정했던 단양 잔도 길에 다다랐다. 스카이워크를 먼저 둘러볼까 하다 기습적인 추위로 텅 비다시피 했던 잔도 길로 접어들었고, 역시나 잔도 길은 사람들의 출입이 거의 없어 '느리게 걷기'라는 모토에 발맞춰 아주 천천히 걸으며 남한강 위를 공중 부양하는 기분을 느끼려 했다. 잔도 길에 도착하자 남한강가 절벽에 위태롭게 매달려 뱀처럼 구불구불 뻗어가는 길이 보였고, 절벽 너머 산언저리엔 잔도 길과 경합을 벌이던 스카이워크가 한눈에 보였다. 잔도 길은 단양읍에서 그리 멀지 않아 걷다가 가끔 마주치는 사람들은 단양 주민들처럼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