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산 3

혹한 속 뜨거운 새해 일출, 영양 일월산_20050101

지인의 본가가 있는 의성에서 밤눈을 붙인 뒤 이튿날 칠흑 같던 이른 새벽에 일어나 예상보다 꽤 먼 일월산 정상으로 향했다. 원래 군사 시설이 있어 민간인 출입 불가 지역인데 특별히 1월 1일 새벽 해돋이 시간대만 민간에 개방해 놓는단다. 어떻게 알고 사람들이 어찌나 많이 찾았는지 행사 주최측의 통제에 따라 주차를 하고 얼마 가지 않아 동녘에 야외 무대 같은 조악한 시설로 사람들이 빼곡히 모여 해가 뜨는 방향으로 하염없이 기다렸다. 좀 일찍 와서 좋은 자리를 잡긴 했는데 한겨울 1200m 고지의 추위는 감당하기 힘들었다. 어찌나 추웠던데다 산정상의 바람 또한 상상을 초월하여 노출된 부위들에서 통증이 몰려왔다. 그래도 미리 손난로 챙기길 잘했지.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또한 그 추위에 감각이 마비 되었는지 ..

추억의 사색 2024.05.22

영양에서 가을을 만나다_20151024

제대로 된 가을 여행을 어디로 할까 고민하던 중 어디를 가나 넘치는 인파를 어떻게 피하면서 지대로 청승을 떨기엔 적절한 타협이 필요했다. 인파가 많으면 그만큼 멋진 가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요 그렇지 않다면 상대적으로 입소문이 덜한 만큼 차분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러던 중 머릿속에 불빛이 번쩍!올 초여름 반딧불이를 만나러 갔던 오지 마을, 영양이었다.(반딧불이를 만나러 갑니다_20150627) 역시나 금요일 퇴근 후 바로 청량리역에서 열차를 이용하여 영주역에 도착, 일행을 만나 밤 늦은 시각에 영양에 도착할 수 있었다.줄곧 잡아 18시15분 청량리역에서 출발->20시 50분 영주역에 도착하여 허기진 배를 채우고 커피 한 잔을 손에 든채 21시40분에 영양으로 출발->봉화를 거쳐 23시 무렵에 영양 도착...

아침 일출 전.

출근 전, 기상 시간에 창 너머 일출이 보이기 전이다. 해가 이렇게 짧아 졌구나 싶은 계절의 변화를 몸소 느낌과 동시에 겨울의 예감과도 같다.산 위에 짙은 먹구름과 그 위에 일출 전 햇빛의 설레발이 겹겹이 보이는 광경이 경이롭게 보여 잽싸게 카메라를 들이 밀고 찍었는데 잘 찍은 사진에 대한 집착 보단 이런 걸 남길 수 있는 작은 여유로움과 기록에 대한 습관이 대견(?)하다. 2005년 새해 일출을 보겠노라고 영양 일월산에 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와 흡사한 광경이다.첩첩 산을 너머 사진처럼 짙은 운무가 깔려 있고 그 너머에서 새해 일출이 뜨던 그런 완벽하지 않은 일출이었지만 구름을 힘겹게 넘고 있던 일출은 그 대로의 운치가 작렬했었고 그 느낌이 산 정상에서의 깊은 추위 만큼이나 감동이었었다.구름과 하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