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8

토속적이고 인정 넘치는 중독성, 정태춘의 '섬진강 박 시인'

섬진강 박 시인 - 정태춘 곡, 박남준 시 연분홍 봄볕에도 가슴이 시리더냐 그리워 뒤척이던 밤 등불은 껐느냐 누옥의 처마 풍경 소리는 청보리밭 떠나고 지천명 사내 무릎처로 강 바람만 차더라 봄은 오고 지랄이야 꽃 비는 오고 지랄 십리 벗길 환장해도 떠날 것들 떠나더라 무슨 강이 뛰어내릴 여울 하나 없더냐 악양천 수양 버들만 머리 풀어 감더라 법성포 소년 바람이 화개 장터에 놀고 반백의 이마 위로 무애의 취기가 논다 붉디 붉은 청춘의 노래 초록 강물에 주고 쌍계사 골짜기 위로 되새 떼만 날리더라 그 누가 날 부릅디까 적멸 대숲에 묻고 양지녘 도랑 다리 위 순정 편지만 쓰더라 순정 편지만 쓰더라토속적인 음색에 노래 자체를 시처럼 부르는 음유 시인 정태춘의 은 10여 년부터 잊을만하면 듣는 곡 중 하나로 앨범..

시간이 지나 깨닫게 된 위대한 가수_20191205

mp3파일로 음악을 구매하다 가끔 음반을 현질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만큼은 그 유혹을 참지 못하고 질러 버렸다. 80년대 가창력에 대해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윤시내. 90년대 락의 붐에서 재조명된 많은 가수/그룹과 그 이면에서 제대로 된 음반만 남기고 잊혀지고 사라져 버린 버린 그룹 바람꽃. 한 시대를 풍미한 그룹 오아시스. 어릴 적 윤시내는 늘 산발 헤어스탈에 걸걸한 창법, 카메라 앞에서 거의 웃질 않아 '노래는 잘하지만 무섭고, 이해할 수 없는 패셔니스타'였다. 그래서 연말이면 방송사에서 단골처럼 시끌벅적 대던 올해의 가수 시상에 윤시내가 스팟라이트를 받는 순간 내 머리는 도저히 이해 불가였다. 노래를 잘 모르는 어린 눈에 친근하고 마음씨 좋아 보이던 가수가 아닌 기괴한 가수가 대..

문화 찬가, 김광석 거리에서_20190622

이튿날 일어나자 마자 간단하게 아침을 때우고 커피 한 사발 들이킨 후 간소한 차림에 카메라를 담은 슬링백을 메고 대구 지하철 3호선을 타고 날아간 곳.비가 내린 다음 날이라 대기가 맑은 만큼 햇살이 무척이나 따갑다.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수성구민 운동장역에서 전철을 타고, 대봉교역에서 내려 걸어가는 동안 흐르는 땀이 등줄을 간지럽힌다. 자근하게 곡조를 뽑아내는 멋진 음악가가 '서른 즈음에'를 '마흔 즈음에' 감성으로 읊조린다. 문화의 갬성과 먹거리 갬성이 잘 맞아 떨어지는 곳이 바로 대구 김광석 거리다.김광석을 추모하며, 또한 문화와 낭만을 버무리고, 주변 경관은 덤이다.남녀노소 없이 문화의 열정을 거침 없이 표현하는 사람들과 갓 생산된 따끈한 문화를 소비하기 위해 발품도 마다 않는 사람들.주말이라는 황금..

마란츠 헤드폰 앰프 겸 인티앰프_20190109

사이즈를 포기하고 범용성과 가성비를 선택하여 상시엔 헤드폰 앰프로 사용하다 여차하면 스피커까지 물릴 수 있는 인티앰프를 구입한 건 높은 임피던스 헤드폰에 제대로 된 궁합을 맞추기 위함이고, 더 큰 이유는 다용도로 접근 가능한 음감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 까다롭지 않은데도 뭔 일인지 색상 선택에 지나친 고민을 했다.천편일률적으로 실버에 가까운 샴페인 골드가 넘쳐 나는 일종에 거부감으로 블랙, 그것도 매트 블랙에 우드 패턴이 배색으로 들어간 모습이 모던하면서 쉽게 질리지 않는 차분함이 있어 선택하게 되었다. 좌측 다이얼은 인풋 소스를 컨트럴하고, 센터는 시그널, 우측은 볼륨으로 첫 인상은 큼지막한 세 개의 동그라미가 눈에 들어 온다. 네트워크 앰프 답게 아이폰은 물론 광입력, 코엑셜, PC-Fi까지 왠..

술 한 잔 해요_20180403

밤이 깊어서야 강의가 끝나고 친구 둘이 시간 맞춰서 경북대학교 북문 부근으로 찾아 왔다.대구 왔응께 막창 뽀개야 스것지?서울에도 요즘은 막창이란 녀석이 제법 확산 되어 마음만 먹으면 막창 집을 찾을 수 있지만 여전히 차이가 나는 건 터무니 없는 가격과 함께 구운 막창을 찍어 먹는 소스 차이.대구에 비해 서울은 30~50%가 더 비싸고 곁들여 먹는 소스는 그저 쌈장 정도 인데 반해 대구는 저렴하면서 약간 묽지만 달달하고 쪽파를 듬뿍 썰어 넣은 특제 소스가 있다.물론 본질이 가장 중요하듯 소스보단 막창이지만 거의 비슷한 막창이 확산된 반면 소스는 아직 차이가 많다.서울에서 4명 기준 5~6인분 먹을 정도면 대구는 8인분 이상, 게다가 덩달아 나오는 싸비스 품목도 푸짐하다.이러니 대구에서 막창은 단골 손님일 ..

귀한 유물 Tape_20180118

효목동으로 건너 가던 중 한 때 신청곡과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그 곡들을 녹음해 주던 레코드 가게가 눈에 띄였다.아직 그 집이 있었다니!반가운 마음에 길가에서 몇 컷을 찍는데 익숙하던 노래가 슬쩍 흘러 나온다.옛 생각도 나고, 반가운 친구를 만난 양 정겹기도 하고 해서 무작정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장년의 사장님께서 자리를 지키고 계시면서 찾아온 손님과 담소를 나누시는 중에 신기한 구경 거리가 있어 눈 구경과 더불어 폰 셔터 허락을 받곤 초강력 집중력을 발휘하여 빼곡하게 진열된 카세트 테잎들을 훑어 봤다. 어릴 적의 기억은 선명하지 않지만 분명 여기에서 신청곡을 주고 녹음 테잎을 구매한 곳은 확실히 맞다.간판 이름은 그대로.내부에 진열된 테잎이나 LP도 익숙하고 친숙한 가수들이 대부분이다.이런 걸 어떻..

일상 중 지인과 하찌를 만났다_20171212

지인 만나러 홍대 왔다가 일행이 있으시단다.하찌와 TJ에 일본인 하찌?가끔 실크로드 같은 다큐에 배경 음악으로 나왔던 '장사하자'의 가수라고? 홍대역 맞은 편 동교동에 있는 1984는 카페겸 잡화상인가 보다.너른 공간에 카페와 잡화의 경계는 모호한데 독특한 제품도 간혹 눈에 띄인다. 좌측 기타를 들고 계신 분이 하찌.즉석에서 연주를 하시는데 기타의 현을 현란하게 퉁기지만 시끄럽거나 경박스럽지 않다.전문가는 전문가여!부득이 얼굴은 가려야긋지?

보스 사운드링크3를 떠나 보내다

기변증도 물론 있었지만 제법 많은 보스 제품을 사용하다 보니 어느 순간 강한 저음 일색의 보스 음색에 대한 거부감이 들면서 덩달아 활용도가 떨어져 이번에도 과감하게 방출 결정을 내려 마지막 장터 사진을 올려본다. 2014년 8월에 구입하여(보스 사운드링크 3 - Bose Soundlink 3) 야외에서 막강한 사운드에 힘 입어 뮤직라이프를 이어가겠다던 야심을 제대로 충족하지 못하고 실내에서 대부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래도 포터블 스피커가 이 정도의 경지에 이르렀음은 내 귀만 까칠하게 만든 공로도 일부 인정해야만 한다.결국 이 녀석을 방출하고 UE 메가붐 더블업까지 치달았으니 수훈의 의미로~케이스는 정품이 가격도 비싸고 모서리를 제외한 정면 보호에 취약하므로 직구로 인조 가죽 케이스를 장만해 입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