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적막은 내게 있어 평온이요, 이따금 허공을 가르는 차량의 질주는 낯선 길을 함께 하는 친구 같다. 가느다란 불빛 한 줄기조차 없는 생태공원의 암흑 속에서도 생명의 미묘한 파동은 도시에서의 위협적인 곁가지와 달리 미약한 등불 마냥 냉혹한 계절과 문명의 역습에 움츠러 신음하는 마지막 희망의 몸부림이다. 생태촌 앞에서 나지막한 냥이 울음소리에 반사적으로 다가서 한 움큼 밥을 내밀자 어린 냥 둘이 다가와 허기와 경계 사이에서 잠시 갈등을 하더니 결국 생존의 본능에 어쩔 도리 없이 발치 앞에서 다급히 식사한다. 동이 트고 세상의 역동이 눈을 뜨자 햇살이 부서지는 대지가 삶을 노래하는 곳, 우포에서 가을바람에 이끌린다. 합천에서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대구에서 큰누님을 모셔드릴 겸 죽전 부근 일식집에서 식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