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넋두리

멋진 숙박 시설, 우포생태촌_20201118

사려울 2023. 1. 2. 22:04

겨울 낮이 짧긴 해서 가뜩이나 밤이 일찍 젖어드는 시골은 더더욱 암흑 천지가 되어 이른 저녁임에도 한밤 같다.
특히나 우포생태촌을 이용하는 건 우리 뿐이라 일찌감치 진공 상태 마냥 바람에 실려 이따금 떨어지는 빗소리만 들렸다.
시골초가를 표본으로 만든 우포생태촌은 창녕군에서 직접 운영하는 숙박시설로 흔히 애용하는 휴양림 내 휴양관이나 통나무집 개념과 흡사하다.
차이라면 한길과 멀찍이 떨어진 휴양림과 달리 여긴 우포늪 일대와 더불어 인접한 인공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고 생태촌 바로 뒤편이 마을과 연결된 유일한 도로라 지나가는 차소리는 매우 가깝게 들렸고, 우회적으로 표현하자면 접근성은 킹왕짱이다.
잠자리나라와 생태체험장과 함께 조성된 만큼 얼른 짐을 풀고 우의만 걸친 채 암흑 같은 생태체험장에 접어들었는데 생각보다 규모가 큰데 비해 체험장 내 불빛이 전혀 없어 한 바퀴만 둘러보곤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여기 생각보다 괜찮은데!!

창녕에 도착할 시간엔 이미 저녁 식사 시간을 살짝 넘긴 시점이라 읍에서 저녁을 때우고 번화한 거리인 20번 국도를 타고 오는 길에 간식을 준비하던 중 또 다시 소나기가 내려 급히 차량으로 뛰어 오던 중 길가에 두둑히 쌓인 만추가 인상적이었다.

밟을 경우 발목 넘게 빠지는 깊이라 비 맞는 것도 잠시 잊었다.

올해 가기 전 우포 여행을 계획했었는데 간신히 약속을 지켰다.

회사 복지 프로그램에서 창녕 일대가 없어 한 달 전, 서칭 해서 찾았고, 개인적으로 너무 만족스러웠다.

다만 만추가 무색할 만큼 기온은 섭씨 20도를 넘겨 차려 입은 옷이 거북할 정도로 더웠다.

숙소와 가까운 체험장은 꽤 규모가 커 늪을 재현해 놓았고, 더불어 늪과 관련된 생태를 복원시켜 놓았다.

체험장을 돌기 시작하면서 빗방울이 다시 떨어지며 이내 굵어졌다.

생태촌은 생태탕 요리 전문점이 아니었다.

대신 우포 일대 생태 복원 테마에 맞춰 숙소도 옛 정취를 충실히 재현시켜 놓았다.

이튿날 일어나 밖을 나와 알게 되었지만 생태촌 통틀어 우리만 있었고, 그래서 그 정적에 잔뜩 취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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