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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마비라~_20190915

가을이면 여주는 결실로 풍성해진다.전형적인 가을 날씨로 햇살이 무척 따사롭던 휴일, 여주 지인께 찾아가 농사일 도와 드린 답시고 어설프게 거들다 줄무늬 산모기의 소리소문 없는 공격으로 순식간에 4방이나 물려 방탱이가 되도록 퉁퉁 붓자 올리브영에서 구입한 백화유를 바르고 가려움을 어느 정도 가라앉히는 사이 작은 텃밭 하나를 후딱 해치우셨다.대낮에 밭에서 산모기가 출현해서 맘 잡고 일해보려는데 방해를 하다니. 잠시 쉬다 함께 마을 여기저기를 둘러 보기로 하고 집을 나서자 너른 생강밭 위로 뜨거운 가을 햇살이 듬뿍 쏟아진다.여기는 여주에서도 아주 작은 마을이지만 전체적으로 완만한 구릉지대라 지금까지 홍수 피해가 전혀 없었고, 그러면서도 모래와 점토가 섞인 기름진 토양이라 밭농사가 잘 된단다.가까이 청미천과 남..

일상_20190911

가을 장맛비는 여전하고 태풍이 지나간 자리엔 흔적이 깊게 패여 있다. 급하디 급한 빗방울이 지나가자 이내 가을 흔적이 진하게 내려 앉았다. 파란 여름 위에 애태우는 가을비. 가을이 뿌려 놓은 은빛 가루는 자욱하게 남은 여름을 덮고 대기에 녹아 있던 빛을 응집시킨다.어느 계절마다 사연이야 없겠냐만 그토록 감성의 심장을 두드리던 가을은 얼마나 많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헤칠까?기다리고 기다려 구름 자욱한 창가에 앉아 가쁜 숨 가라 앉히고, 그저 흘러가는 구름의 향연에 시선을 미끼 마냥 던져도 좋을 법한 시절이다.여전히 미비한 흔적임에도 이미 도치된 설렘을 어루만져 출렁이는 가을에 대한 상상에 착각인 들 한 번 빠져 봐도 좋겠다. 짙은 여름색을 뚫고 뽀얀 속살을 내민 또 다른 생명이 눈부시다. 무성하던 칡넝쿨..

태풍 링링이 오던 날_20190907

올 들어 유독 예년에 비해 태풍 소식이 잦다.태풍 링링의 북상으로 비는 그리 많지 않지만 바람이 강력한 태풍이라는데 오늘 하루가 절정이자 고비란다.전날 집을 나서 원주에 들러 하루 지내는데 창 너머 바람 소리가 꽤나 강력한 태풍임을 직감할 수 있었고, 점심 해결하고 여주로 넘어와 종영형 잠깐 만나기 전에 커피 한 잔 사서 말 그대로 얼굴만 보고 헤어져 지인이 계시는 곳으로 왔다. 여주IC에서 내려 여주읍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돈까스 집 건물 외관이 특이하다.적벽돌로 쌓은 뒤 통유리를 외부에 덧대어 미관상 돈까스 집이 아니라 분위기 좋은 카페 같은 첫인상이다.종영형과 헤어져 지인이 계시는 곳에 도착하자 태양초-엄밀히 이야기하면 태양초가 아니고 건조기로 말린 건데 집에서 태양초 만들어 보면 정말 햇볕 좋은데..

유열의 음악앨범을 보러 가는 길_20190902

일찍 끝난 기회를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영화 때리기!한창 아리까리한 허기가 맴돌아 메타폴리스에서 내려 샌드위치 하나 줍줍하고 급한 대로 커피는 손에 든 채 상영관으로 간다. 자칫 외로울 새라 소녀상에 강렬한 햇살을 피하기 위한 모자와 그 옆자리에 훈훈함을 돋보이기 위한 꽃다발이 있다. 전형적으로 나른하고 평화로운 공원의 전경.묘하게 느껴지는 가을 내음이 좋다.이런 방법으로 종종 영화를 보러 가는데 이 순간이 참 설레거나 마음이 가볍다. 동상에 앉은 잠자리가 위태롭게 보이는데 정작 이 녀석은 태연하다.시간이 빠듯하여 외부 계단을 통해 상영관에 도착, 인기 영화라지만 극장 비수기라 거의 텅비다시피 한적하다. 영화 관람 후 사실 무척 실망스러운 게 배우에 비해 내용은 지나치게 감동과 눈물을..

일상_20190901

다리를 다친 이후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자주 걷던 산책로를 따라 걷기 테스트를 해봤다.처음 망설임이 어느새 증발하고 한 발, 한 발 신중하게 걸으며 다리에 부하가 걸리지 않는 한도 내에서 완급 조절을 해가며 걷다 6km 정도 산책 했는데 역시나 집에 틀어 박혀 있는 것보다 이렇게 바깥 공기를 쐬며 주위 풍경을 보는 기분이 더 낫다. 나무 터널이 울창하다. 이렇게 길을 걷다 보면 바닥에 뒹구는 낙엽이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강아지풀 군락지. 동탄 열림교 아래로 진입하는 내리막길에 이 꽃이 늘 피어있는데 한 번 피면 잘 지지도 않고 오래 만개해 있는 꽃이다. 들판의 무법자, 칡꽃은 자세히 보면 상당히 매혹적인 만큼 그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고 향이 무척 좋아 늘 벌레가 들끓는다.약한 생명들의 온실과 같..

여주 나들이_20190822

귀촌을 준비중이신 사회 은사를 만나러 여주에 갔다 개미 똥꼬 만큼도 도움이 되지 않는 도움(?)을 드리고 집으로 가기 전, 커피 한 사발 나눴다.가을 같은 여름, 타들어가는 햇살이 그득해도 가을의 기대감이 양산되는 휴일로 카페의 통유리 너머 마주하는 한강이 어느 때보다 평온하다. 유구한 한강을 벗삼아 따사로운 햇살로 노 젓는 돛단배 하나가 무척이나 평화롭다.어디서 어디로, 정처 없이 간들 닻을 내리면 한뼘 누울 곳 되고, 한 폭 액자 속 그림이 될 광경이었다. 탄생 순서로 서 있던 이쁜이 3인방.내 첫 차 였던 티코를 필두로 이렇게 멋진 차 삼 형제가 함께 모인 장면이 흔치 않은데.티코를 보게 되다니 영광이다.아직 매끈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거 보면 차주께서 정말 애정을 갖고 관리 잘 하셨나 보다.내 ..

생선_20190818

생각보다 많은 생선-생일 선물-을 받았지만 사진 찍기도, 생색 내기도 민망하다.하다 못해 알아 주는 것만 해도 이제는 감사해서 그 핑계로 커피 한 사발 같이 때리는 재미가 찰지거든. 생선으로 받았지만 선택은 내가 했던 이유가 기존 레이다락 로드를 3년 넘게 사용하면서 마치 든든한 동반자로 여길 만큼 편했고, 다만 아이폰 페이스ID가 때에 따라 인식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익숙한 만큼 이번엔 신상으로 선택했는데 만족스런 이유는 모든 걸 제껴 두고라도 페이스ID 인식이 겁나 잘 된다.어차피 프레임은 익숙해진 상태라 내 기준에서 렌즈만 바뀐 거다.여름에 맞게 시원해 보이긴 하나 외견만 그렇고 착용 뒤 모든 걸 잊고 편하게 지낸다. 사우가 챙겨준 선풍기로 에어 서큘레이터를 잘못 알아 들었나 보다.근데 이거 기..

삼양 라면도 불량이 있다_20190817

삼양 라면 칭찬이 엊그제 같은데 이런 불량이라니!보통 라면 5개 묶음을 사면 유통 기한이 지나 버리는게 꼭 한 두 개는 있는 만큼 라면을 거의 먹지 않지만, 삼양 라면의 '맛있는 라면'은 유일한 라면 싸랑을 지켜 왔다.이게 보통 매장에서는 잘 판매를 하지 않는 제품이라 대형 마트에 가면 꼭 사오는데 여행 다녀 와서 차려 먹는게 귀찮아 모처럼 라면을 뜯었고, 두 개가 허술한 마감으로 딱 걸렸다. 한 눈에 봐도 야채 스프가 제품 봉합 부위에 딱 걸려 공기가 술술 통하는 상태가 되었다. 그래도 당분간 이걸 이용하겠지만 워째 칭찬하고 얼마 되지 않아 이런 불량이 걸렸다냐!귀찮아서 반품/교환 패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