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자연 그리고 만남

일상_20190911

사려울 2019. 9. 26. 23:27

가을 장맛비는 여전하고 태풍이 지나간 자리엔 흔적이 깊게 패여 있다.



급하디 급한 빗방울이 지나가자 이내 가을 흔적이 진하게 내려 앉았다.



파란 여름 위에 애태우는 가을비.






가을이 뿌려 놓은 은빛 가루는 자욱하게 남은 여름을 덮고 대기에 녹아 있던 빛을 응집시킨다.

어느 계절마다 사연이야 없겠냐만 그토록 감성의 심장을 두드리던 가을은 얼마나 많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헤칠까?

기다리고 기다려 구름 자욱한 창가에 앉아 가쁜 숨 가라 앉히고, 그저 흘러가는 구름의 향연에 시선을 미끼 마냥 던져도 좋을 법한 시절이다.

여전히 미비한 흔적임에도 이미 도치된 설렘을 어루만져 출렁이는 가을에 대한 상상에 착각인 들 한 번 빠져 봐도 좋겠다.




짙은 여름색을 뚫고 뽀얀 속살을 내민 또 다른 생명이 눈부시다.




무성하던 칡넝쿨이 하염 없이 가지를 뻗어 만든 작은 터널은 동심에서 단골 손님이던 남산놀이 같다.



호수 옆에 꽃망울을 터트린 무궁화는 비에 젖어 흐느적거린다.



가을이 왔는데... 그럼에도 구름의 무리는 한눈 팔지 않고 어디론가 바삐 흘러간다.





복합문화센터 야외공연장에 꽃이 아니면서도 꽃처럼 화려한 가을 옷을 갈아 입을 녀석들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이런 흔적을 남겨 놓았다.

버드나무와 아카시나무는 뿌리가 얕아 성급히 자라는 만큼 진중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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