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3

충무공의 영혼, 현충사_20200211

곡교천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아 금세 도착한 현충사는 따가운 햇살 충만한 풍경에 마치 활기찬 봄의 축제가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닌가 착각이 들었다. 어릴 적에 다녀왔던 기억은 이미 퇴색되어 버렸지만 그 위대한 업적은 어찌 잊을까. 무게감보다 진중함에 압도당하는 현충사. 이 자리에 서자 나도 모르게 향에 불을 붙이고 고개를 숙이며 뒷걸음으로 조심스레 자리를 벗어났다. 현충사가 아우르는 곳에 아산이 있고, 아산은 현충사를 품고 있다. 현충사를 수놓는 나무는 감탄사를 늘어 놓아도 모자람 없는, 하나같이 범상한 굴곡이 있다. 현충사를 빠져 나올 무렵 눈에 선명히 들어오는 장면이 아름다운 동행의 상형문자 같다. 잊을 수도, 잊혀지지도 않는 역사의 큰 획과 같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자취가 깊게 새겨진 곳, ..

멋진 겨울 작품, 곡교천 은행나무길_20200211

사실 아산은 현충사와 온양온천 외엔 남아 있는 지식이 없었다. 코로나19로 한국 교민들에 대해 관용을 베푼 아산과 진천으로 무작정 떠난 여행이니 만큼 이제부터 알아가면 되는 것 아닌가? 그러다 불현 듯 스친 영상 하나. 인공으로 조성된 가장 긴 은행나무 가로수길이 아산에 있었다는 사실은 여행 전문 유튜버 킴스트레블님을 통해 알게 되었고, 망설임 없이 아산 도심과 인접한 곡교천으로 향했다.(킴스트레블 - https://youtu.be/h6X4NuenhIY) 다음으로 현충사도 반드시 들러야 했는데 때마침 엎어지면 코? 이마! 닿을만큼 지척이라 이동으로 소소하게 소비되는 시간은 아낄 수 있었고, 겨울이라 어느 정도 접근할 무렵부터 '옮다구나!' 한눈에 띄었다. 왠만한 은행나무 가로수길은 여기에 명함을 내밀기 ..

아산과 진천으로_20200210

언론의 속성은 진실의 열정만 있는 게 아니라 추악한 관심끌기도 있다. 코로나19의 광풍을 피해 우한에서 우리나라로 온 교민들이 현재 아산과 진천에 격리 조치 중인데 어떤 언론에선 마치 모든 주민들이 들고일어나 반대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애매한 표현을 사용했지만 실제 보듬어 안아 주는 주민들도 상당히 많고, 이런 오해의 소지는 자칫 분열의 도화선이 될 수 있어 상당히 신중한 표현이 필요하다. 하긴 사명감이란 게 모든 이가 동등하게 가질 수 없는 거라 뭘 바라겠나 마는 대중 앞에서 선동에 대한 책임감 정도는 가져야 되겠다. 자극적인 것만이 단기간에 관심을 끌 수 있고, 선동은 균열의 파도에 실리면 화력이 배가 되니까. 언론에 의한 고아, 공공의 적이 될 뻔했던 한국 교민들을 받아 준 아산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