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나무 4

영양에서 가을을 만나다_20151024

제대로 된 가을 여행을 어디로 할까 고민하던 중 어디를 가나 넘치는 인파를 어떻게 피하면서 지대로 청승을 떨기엔 적절한 타협이 필요했다. 인파가 많으면 그만큼 멋진 가을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요 그렇지 않다면 상대적으로 입소문이 덜한 만큼 차분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러던 중 머릿속에 불빛이 번쩍!올 초여름 반딧불이를 만나러 갔던 오지 마을, 영양이었다.(반딧불이를 만나러 갑니다_20150627) 역시나 금요일 퇴근 후 바로 청량리역에서 열차를 이용하여 영주역에 도착, 일행을 만나 밤 늦은 시각에 영양에 도착할 수 있었다.줄곧 잡아 18시15분 청량리역에서 출발->20시 50분 영주역에 도착하여 허기진 배를 채우고 커피 한 잔을 손에 든채 21시40분에 영양으로 출발->봉화를 거쳐 23시 무렵에 영양 도착...

토요일 산책_20150425

하루 전, 밤에 싸돌아 다닌게 욕구 충족이 되지 않았는지 주말엔 아예 벌건 대낮부터 슬링백을 메고 동탄 방방곡곡으로 활보하고 다녔으니 역마살이 단단히 뻗혔다. 낮부터 밤까지 오산천이며 반석산, 탄요유적공원과 노작마을 가장 안쪽 근린공원까지..그럼에도 희안하게 내 엔진이 전혀 과열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으니 내 체력이 좋은 거시여? 아님 뭔가에 골똘해서 피곤을 잊은 거시여?올 4월은 내 생애 가장 활동적이었던 여가 시간을 보낸 역사적인 달이자 계절로 기록하자. 아트필터 재밌네.녹색과 노랭이만 표현하는 사진을 각각 찍었더니 같은 자리인데도 분위기가 완전 틀리구먼.반석산과 오산천 사이 산책로에 이제 봄 기운이 성숙해졌다. 내 싸랑 봄꽃을 보라색으로 했더니 제대로 안 되고 퍼랭이로 하니까 이렇게 되는데 굉장히 차..

임시 휴일에 잠깐의 여유_20141105

산골에 남아 있던 가을은 이미 떠났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아직 떠날 채비만 할 뿐 정취는 여전하다. 이 날은 회사 창립기념일이라 거져 먹은 떡처럼 왠 재수냐~한층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가까운 들판을 나갔더니 물 오른 가을 정취가 옆에 바짝 달라 붙어서 몇 시간 같이 지내며 담담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오산천 가까이에 있는 인공하천과 노작공원은 그야 말로 갈대 천국이며 그 나부끼는 갈대를 찾는 사람들도 가끔 눈에 띄이는데 그나마 평일에 쉬는 달콤함은 허니버터칩 한움큼을 입에 구겨 넣고 침을 삼키며 녹여 먹는 느낌? 아직 퍼런 잔해가 많은 여기에 유독 벚나무만 색동옷을 입었더니 일렬 종대로 눈에 띄인다.역시나 산골에 비해 겨울이 늦은 대신 가을이 긴 거 같아 좋아부러. 비슷한 구도로 티워니와 아이뽕으로..

들판에 서리는 정겨운 봄

휴일이지만 늦게 출발한 봄나들이 한답시고 딱히 무얼 보거나 듣겠다는 생각조차 없이 나갔다가 들판에 핀 봄의 징표들을 보곤 계획도 없고 예상도 못했던 작은 즐거움에 젖게 되었다.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바람은 어쩌면 기름진 패스트푸드를 먹은 뒤 그 텁텁함을 날리기 위해 마시는 탄산음료와 같은 것이렸다.이름 모를 들꽃의 작지만 소박한 아름다움은 감추려 해도 종내엔 주체할 수 없이 튀어 나오는 기침처럼 잠시 주위를 둘러 보는 사이에 눈을 통해 마음으로 몸을 숙이게 하는 마녀와도 같다. 민들레는 지극히 평가절하되는 희생양이면서도 그런 건 개의치 않는 호연지기의 대표 주자 같다.꽃밭을 아무리 화려한 꽃들로 장식한 들 민들레만큼의 뚝심과 생명력을 가질 수 있으리. 차가운 겨울과 초봄의 변칙을 이겨낸 징표인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