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 3

숨가쁘게 달려가는 시간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건 거부할 수 없는 약속이지만 마치 앞만 보며 질주하는 차에 탄 사람인 양 앞만 유심하게 보다 보면 간과해 왔던 나머지 부분이 소홀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어느새 내 눈엔 여름보다 가을이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한가위 연휴를 숨가쁘게 달리고 잠시 숨을 고르듯 연휴 이후 첫 주말은 그간 먼 거리에 대한 피로에 지친 사람들이 많아서 인지 도시 전체가 조용하다 못해 서산의 일몰조차 미세한 소리가 느껴지는 착각이 들었다.그 소리의 아름다운 선율을 먹고 자란 이 들판은 곧 가을 옷을 갈아 입겠지? 서편하늘을 기웃거리던 해도 지쳐 집으로 돌아가려 한다.낮이 짧아 지자 덩달아 주말도 짧아진 느낌이다. 철새처럼 약속 장소를 향해 맹렬히 달려가고 있는 구름들은 유독 휴일의 여유라는 렌즈로 인해 ..

세교신도시 가을 갈대밭

세교신도시의 가을.맥북에서 깊은 겨울 잠 후에 뒤늦게 깨어나 기지개를 펴며 지금 찾아 온 봄을 반기려 한다. 작년에 담아 놓은 세교신도시의 가을 풍경들 중 세교 남부지역에 비교적 큼지막하면서 잘 가꿔 놓은 고인돌공원 개봉박두~!!!오산금암리 지석묘군이라고 지도에 뜨는데 아마도 청동기시대 고인돌 9기가 발견된 유적지라 고인돌공원으로 명명한 듯 싶다.자그마한 산과 어우러진 너른 들판을 보아하니 세교에서 가장 큰 근린공원이자 대부분 신도시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중앙공원 격이다.주위에 아파트와 주택지가 정갈히 꾸며진 걸 보니 주말이면 많은 시민들이 찾는 휴식공간으로도 손색이 없겠다. 가장 먼저 찾아 간 곳은 자연 녹지를 거의 가공하지 않은 그냥 산!곳곳에 가을 옷으로 갈아 입어 운치 작렬하신다. 정상 즈음에..

한 때 살았었던 둥지

음성 금왕 소재 제약 회사에 다녔었던 2006년 당시 숙소였던 광일아파트를 광혜원 출장 중 잠시 틈을 이용해 가 봤었다.생각보단 변화의 파도를 잘 방어했는지 그 당시 기억과 비교해 봤을때 달라진 건 거의 없었고 현관을 나와 건물을 벗어난 정면에 펼쳐져 있던 광경도 시간에 따른 자연스런 변화외엔 그대로였다. 주위 들판에 비해 조금 높은 지대에 들어선 곳이라 아파트를 막 나오면 정면에 바로 이런 탁 트인 전경이 나온다.그 시절, 에헴... 담배를 핀답시고 이 들판을 무쟈게 감상했었는데 그렇다고 담배 꽁초를 생각도 없이 밖으로 튕겨 내던 그런 싸가지 바가지 같은 짓은 안 했단 거~ 기특--;;계절의 변화가 이 들판에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내가 근무할 당시 무진장 폭설이 내려 이 들판의 한 운치 했었다. 여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