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금세 흘러간 것 같지만 돌이켜 보면 기나긴 시간이었다. 산수유마을-곡성-함허정-구례 사성암-곡성 두가헌-곡성 고달-구례 당골식당으로 이어진 경로를 볼 때 꽤 많은 거리를 이동하며, 하루만큼은 감탄사를 아끼지 않았다. 숙소로 돌아와 뿌듯한 가슴을 되짚어 이번 여정 또한 만족으로 인한 아쉬움 또한 부정할 수 없다. 숙소 베란다로 나와 어둑한 산수유 마을을 내려다봤다. 낮에 넘쳐나던 노란 빛깔은 모두 잠에 빠져 들었고, 마을을 지켜주는 지리산은 항상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언제나 지리산은 든든한 품새로 그 자리를 지키며 하늘 궤적을 따라 수많은 별빛을 뱉어내고 있는, 구례 여정의 마지막 밤은 아름답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