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잔디 3

벚꽃이 화사하던 어느 봄날_20150411

가을과 봄은 생각하는 순간에도 벅차게 설레어 무조건 카메라, 스피커만 들고 가출하고 싶어진다. 가봐야 멀리는 못가겠지만 그 계절을 그냥 넘긴다는 건 참말로 내겐 불행한 시간이고 소소한 행복을 팽개치는 거다.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봄꽃들이 종류도 많고 화사하기도 하다. 벚꽃이 늘어서 있는 오산천으로 나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나처럼 봄꽃 구경 온 사람들이 많다.어찌나 화사한지 눈이 부실 지경이니. 반석산 밑은 외길이라 특히나 사람들이 많구먼. 행여나 외면 받을 수 있지만 난 진달래가 좋아.아직은 황량한 산자락에서 그 색깔이 눈에 띄이니까. 벚꽃도 진달래도 봄소식의 전령사라 아름답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이 녀석은 땅바닥에 넙쭉 달라 붙어 작은 꽃을 피우기 때문에 지나칠 수 있지만 한 번 보고 나면 시선을..

20140506_석탄일 만의사

아침 일찍 서두른다고 했건만 잠깐 메타폴리스 들린다는 게 어영부영하는 사이 시간은 훌떡 지나 정오가 가까워졌다.커피빈에 들러 잠시 커피 한 사발하노라니 화단에 그 자태 어여쁜 꽃잔디가 `엥간하면 한 번 쫌 봐주지!'해서 엑백스로 담았는데 난 이 꽃잔디가 정감이 간다.봄에 화단이나 길거리를 걷다 보면 꽃나무는 흐드러지게 펴 있음에도 바닥은 여전히 푸르름이 부족한데 그런 배경에 이 꽃잔디는 사람들의 시선이 잘 닿지 않는 바닥에 붙어 자칫 허허한 봄화단을 싱그럽게 해 준다.그래서 난 조~타. 꽃잔디를 찍곤 바로 메타폴리스의 고층 건물로 렌즈 방향을 돌려 봤다.석탄일을 축복하듯 하늘도 구름 한 점 없이 이따만큼 광활하고 날씨도 스원~하니 왕성하게 활동하더라도 지치지 않을 만큼 딱! 이었다.이 녀석 키가 크긴 커..

20140505_저녁의 여유

누나 집 식구들과 저녁을 먹고 돌아 오는 길에 봄꽃들이 여유의 최면제에 졸고 있는 것 같다. 유독 내 눈에 그렇게 보이는 걸까?엑백스의 흑백 색감은 마치 살아서 꿈틀대는 것만 같다.거기에 퍼플은 심판을 볼 뿐 주연은 아니다.흑백이지만 고유한 톤이 모두 달라 그들을 바라보는 퍼플은 결코 그들을 무시하거나 으스대지 않는다. 가냘픈 꽃잔디들이 아둥바둥 모여 정점에선 봄의 한 가운데에서 앞으로 꺼질 약속만 남겨 놓은 서운함을 몸소 위로하듯 시들하다.얼마나 남았을까, 올 봄에 누릴 여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