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괴석 4

태초의 신비와 아름다움,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3코스_20240117

앞선 코스의 길이 이쁘고 편리하게 다듬어져 있었다면 해안둘레길 3코스인 구룡소길로 접어들면 길은 날 것의 분위기로 급격히 바뀌며 많던 사람들이 현저히 줄어들어 소박한 어촌과 해안으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는데 바다가 공들여 다듬은 기암이나 바람이 조각한 무른 절벽이 착색되지 않은 표정으로 묵묵히 다가올 시간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 사이 위태롭게 지나는 길을 거닐며 나아감과 머무름을 뒤섞어 관념의 횃불을 밝혀 찰랑이는 파도처럼 발을 디뎌 길의 따스한 이야기를 들었다. 파도와 동행하는 시간, 호미반도 해안둘레길1_20230508 호미반도를 에둘러 인간의 자취는 선명했다. 비바람의 예봉이 꺾인 이튿날에 해안둘레길을 다시 도전, 다행히 자연이 허락을 해주고 길을 내준 날이었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도구해수욕장 ..

해안의 친근한 혈관,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2코스_20240117

23년 봄 이후 다시 찾은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부분적으로 당시 수해가 복구되긴 했지만 그 길에 잠재된 정취는 그대로였다. 세찬 겨울바람과 달리 바다는 온화했고, 어촌 마을은 그지없이 평화로웠다.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에서 시작하여 호미곶까지 약 18km의 첫 구간인 선바위 힌디기까지는 접근성이 좋았고, 바다 위 데크길과 그 주변 기암의 상호작용으로 찾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들과 같은 지점을 향해 앞서거니 하며 짧은 시간이나마 길의 풍미를 공유하는 동안 그 매캐한 매력 위에 노 저어 유유히 흘러갔다. 파도와 동행하는 시간, 호미반도 해안둘레길1_20230508 호미반도를 에둘러 인간의 자취는 선명했다. 비바람의 예봉이 꺾인 이튿날에 해안둘레길을 다시 도전, 다행히 자연이 허락을 해주고 길을 ..

파도와 동행하는 시간, 호미반도 해안둘레길1_20230508

호미반도를 에둘러 인간의 자취는 선명했다. 비바람의 예봉이 꺾인 이튿날에 해안둘레길을 다시 도전, 다행히 자연이 허락을 해주고 길을 내준 날이었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도구해수욕장 부근에서 시작하여 1구간은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까지 6.1km, 2구간은 흥환간이해수욕장까지 약 6.5km, 3구간은 대동배까지 6.5km, 마지막 4구간은 호미곶 해맞이광장까지 5.6km로 총 24km가 넘는데 2~4구간까지만 걷기로 했다. 2구간은 선바우길이라 명명하는데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에 주차한 뒤 사전 설명과 더불어 틈틈이 나오는 이정표를 따라 다양한 형태의 길을 이용해서 걸었다. 해안둘레길 답게 길은 대부분 바다와 육지의 경계를 아슬하게 넘나들어 때론 파도에 신발이나 바짓가랑이가 젖을 수 있다는 걸 감내해야 했다..

애국가처럼 거룩한 자태, 추암 촛대바위_20210630

해암정 삼척 심씨의 시조 심동로가 벼슬을 버리고 내려와 제자를 가르치며 생활할 때 지은 정자로 고려 공민왕 10년(1361)에 처음 짓고, 조선 중종 25년(1530)에 심언광이 다시 지었다. 심동로는 어려서부터 글을 잘하였는데, 고려말의 혼란한 상태를 바로잡으려 노력하다가 권력을 잡고 있던 간신배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 고향으로 내려가려고 하였다. 왕은 그를 말렸으나 노인이 동쪽으로 간다는 뜻의 '동로(東老)'라는 이름을 내리면서 결국 허락하였다. 앞면 3칸·옆면 2칸 규모이며, 지붕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집이다. 앞면을 제외한 3면은 모두 4척 정도의 높이까지 벽을 만들고 모두 개방하였다. 이곳에는 송시열이 덕원으로 유배되어 가는 도중 들러 남긴 '초합운심경전사(草合雲深逕轉斜)'라는 글..